북한 "미국과 더는 마주앉을 필요도 없다"
북한 "미국과 더는 마주앉을 필요도 없다"
  • 전민준 기자
  • 승인 2015.02.04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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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본토에서 종국적 멸망의 쓴맛 볼 것"
핵무력·사이버전력 등 대응 언급… 무력시위로 방향 틀어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사진=신아일보DB)

북한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북한 붕괴' 발언 등을 강력 비난하며 미국과 대화할 뜻이 없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북한 최고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는 4일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과 관련,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성명을 통해 미국을 상대로 더는 마주앉을 필요도 없다는 것을 정식 통고한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국방위는 이어 미국은 "선(先) 변화가 있어야 대화가 있다는 잠꼬대 같은 소리를 세계 면전에서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극도로 포악무도해지는 미제의 대조선적대시 정책을 짓부시기 위한 우리 군대의 대응도 강도 높게 벌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의 대북제재 조치, 오바마 대통령의 '북한 붕괴' 발언, 한미연합훈련·연합사단 등을 비난 한 것이다.

성명은 특히 미국 본토를 직접 겨냥해 "미국의 수치스러운 역사를 마감하게 될 종국적 멸망의 마지막 페이지를 다른 곳이 아닌 미국 땅에서 우리의 백두산 총대로 보기 좋게 써주기로 결심했다"며 위협했다.

또 미국이 핵무력, 사이버전력 등으로 전쟁을 도발한다면 같은 방법으로 맞설 것이라며 "미제는 미국 본토 제 땅에서 가장 참혹한 종국적 멸망의 쓴맛을 보게 될 악몽의 그 시각이 분분초초 다가온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방위는 또 오바마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고 '죄악의 총본산', '강도의 무리들', '승냥이 본성', '히스테리적 대결광기' 등의 표현을 사용해가며 미국을 거칠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무너진 로마제국의 운명'에 처해있다며 북한군의 대응은 "미합중국에 가장 쓰디쓴 참변을 들씌우는데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고 거듭 위협했다.

북한의 이같은 강경 대응에는 최근 전말이 공개된 북미대화의 무산이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꼬이는 북미관계를 성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평양 방문을 통해 해결하려고 했지만 대화가 무산되면서 결국 강경모드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강경모드는 중국·러시아와 함께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합동 군사훈련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앞서 김 제1위원장은 최근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 붕괴'를 언급한 사실을 우회적으로 거론하며 "미친개들과는 더는 마주앉을 용의가 없다"고 미국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신아일보] 전민준 기자 mjje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