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2개월째 0%대… 유가하락이 담뱃값 눌렀다
소비자물가 2개월째 0%대… 유가하락이 담뱃값 눌렀다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5.02.0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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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값 인상 빼면 물가상승률 0.2%그쳐
디플레 우려 확산… 정부 "디플레 우려 없다"
▲ ⓒ연합뉴스

1월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개월 연속 0%대를 기록하는등 저물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디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확산되고 있으나 정부는 그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충분한 대비를 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3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0.8% 올라 두달 연속 0%대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달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3년 10월 0.9%를 기록한 이후 13개월 연속 1%대를 기록하다가 지난해 12월 0.8%로 주저앉은 후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담뱃값 2000원 인상 효과(0.58%포인트)마저 없었다면 지난 1월 물가상승률은 0.22%(0.8-0.58%)에 그쳤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휘발유(-20.0%), 경유(-21.6%), LPG(-21.0%, 자동차용) 등 석유류의 내림세가 큰 것으로 나타나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물가하락 압력이 커진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도시가스 가격이 6.1% 떨어져 전기·수도·가스가 2.6% 하락한 것도 물가상승률을 상당 부분 낮추는 효과를 가져왔다.

농축산물 가운데서도 양파(-29.2%)와 감(-26.9%), 배추(-22.1%) 등 일부 품목의 가격이 대폭 떨어지면서 영향을 미쳤다.

더욱이 세계 물가상승률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한국 경제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보경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담뱃값 상승과 마찬가지로 석유류 및 도시가스 가격 하락도 1월의 특이요인"이라며 "석유류·도시가스의 물가 하락 기여도는 1.23%포인트로, 담배 상승 기여도의 두 배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담뱃값 인상의 물가 상승 효과를 석유류 가격과 도시가스 요금 하락이 상쇄했다는 의미다.

일각의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김 과장은 "가격 하락 품목이 석유류와 농산물 정도"라며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손웅기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도 "디플레이션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1월에는 석유류 등 원자재값, 농산물 가격 등 공급 측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며 "근원물가가 2%대를 회복한 것만 봐도 수요 측면의 물가는 나쁘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손 과장은 "보통 설 명절이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데, 지난해에는 설이 1월이었지만 올해는 2월인 것도 올해 1월 물가상승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현재 국내 경제가 디플레이션으로 진입하고 있는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우려가 충분히 제기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정부가 대비에 나서야 할 때라는 데에는 의견을 같이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물가상승률이 예상했던 목표치보다 낮은 수준의 행보를 보이면서 저물가가 계속되고 있다. 분명히 위험한 징조"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소비자들의 전망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2.6%를 기록한 점을 지적하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 실장은 "2.6%가 아주 낮은 수치는 아니지만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래 최저치"라며 "리스크를 주의깊게 봐야 하는 시점에 왔다. 정부가 '디플레이션이다, 아니다'를 말할 게 아니라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물가가 최근 1년 반 사이 2%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물가가 떨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시장과 민간의 목소리에 정부가 귀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 연구원은 "기대인플레이션이 낮다는 것은 경제주체들 사이에서 경제가 제대로 돌아갈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정부가 좀더 강력한 경기 부양책을 써야 한다. 한은도 매파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물가가 오르길 기대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온라인뉴스팀 web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