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수·이용관 전격회동 '사퇴파문' 일단락
서병수·이용관 전격회동 '사퇴파문' 일단락
  • 김삼태 기자
  • 승인 2015.01.28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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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화제 이용관집행위원장…서병수 부산시장 방문
"부산 영화제 쇄신" 합의…영화인들 "재발 방지" 요구

최근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사퇴종용을 두고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27일 오후 이용관 집행위원장이 서병수 부산시장을 방문, '영화제 쇄신'에 합의함으로써 국내외로 번진 '사퇴 종용' 파문은 일단락되는 수순에 접어들었다.

이날 서 시장은 "부산국제영화제가 투명하고 책임감있게 운영돼야 하고 그런 의미에서 강한 쇄신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영화제 쇄신, 비전제시 요구에 충실히 응하려 한다. 구체적인 안을 만들겠다"고 답했다.

이 위원장은 공동 발표문과는 별도로 공개한 입장에서 "쇄신안은 서두르지 않겠다"면서 "부산시민을 비롯해 한국영화계, 문화예술계, 시민사회의 의견을 폭넓게 듣는 공청회를 열어 20회를 맞는 영화제 발전 방안을 도출하겠다"고 약속했다. 

부산시가 영화제 측이 마련한 쇄신안이 미흡하다고 판단하는 상황이라면 위원장 해임 카드가 다시 수면위로 부상할 수도 있다.

또 부산시가 영화제 측에 새 비전, 경영혁신과 함께 '새 인재 영입'을 강조한 점을 놓고 추측이 난무한 상태이다. 

이번 면담 과정에서 서 시장과 이 위원장이 '유감'을 맞교환하면서 뼈있는 한 마디씩을 남긴 점도 주목된다. 

서 시장은 세월호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을 영화제측이 상영한 사례를 언급하며 유감의 뜻을 전했다. 이 위원장도 "(사퇴종용 파문이) 온전히 납득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며 서 시장에게 유감을 표했다"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들불처럼 번지는 파문에 놀라 불편한 심기를 잠시 접어둔 채 '쇄신안'을 매개로 손을 잡았지만 이 화해 국면은 여전히 불안한 상태라는 관측도 나오는 까닭이다. 

한편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등 12개 영화단체장들은 이날 오후 서울 충무로 영상센터에서 긴급 모임을 갖고 '부산국제영화제 독립성지키기 영화인비상대책위원회'(영화인비대위)를 구성했다.

영화인비대위 측은 "부산시가 이 위원장에 대해 사퇴 종용을 확인하는 보도자료까지 낸 뒤 사태가 악화되자 뒤늦게 이를 부인하며 어물쩡 넘어가려 한다"고 비판하면서 "부산시장의 공개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부산영화제 독립성 강화 장치 마련 등 3개 항을 요구하며 향후 추이를 지켜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아일보] 부산/김삼태 기자 st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