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법인세 인상 안돼"… 野 "4차 논의 기구를"
與 "법인세 인상 안돼"… 野 "4차 논의 기구를"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5.01.22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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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연말정산 환급액 보상 후속대책 공방

연말정산 환급액 보장을 위한 후속 대책을 둘러싸고 여야의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정부가 이틀 전 보완책을 발표하고 전날엔 당정이 긴급 협의를 통해 소급적용 방침까지 내놓으며 수습 국면으로 접어드는 듯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 및 최경환 경제부총리 등 책임자에 대한 문책에 청문회까지 요구하고 나선 야당의 공세가 오히려 거세지며 증세논쟁으로 불이 옮겨붙는 양상이다.

'증세없는 복지'에 매달리는 바람에 이번 연말정산 파동이 불거진 만큼 이참에 정공법으로 증세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급격한 민심 이반을 우려, 소급적용이란 극약처방까지 내놓으며 연말정산 보완책 마련에 전력을 쏟아부은 새누리당은 22일 일단 급한 불은 껐다는 자평을 내놓고 여론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발빠르게 대처했으니 어느 정도 불길은 잡았다고 본다"고 했고, 나성린 정책위 수석부의장도 라디오에 출연해 "모든 것을 파악해 일단 보완책을 제시했다. 3월말에 모든 그림이 나오면 보완책의 구체적인 내용을 정할 것이니 그때까지 국민들도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강조했다.

야당이 요구하는 법인세 인상에 대해선 "경제활성화에 역행하는 조치"(이완구)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내부적으로는 현 복지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선 증세 문제도 결국 공론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터져나오고 있다.

핵심 당직자는 "증세없는 복지라는 말은 위선적 표현"이라면서 "세율과 세목을 올리는 것만 증세는 아니다. 깎아주던 것을 원상복구하는 것도 증세인데, 정부에서 증세가 없다고 하면서 증세를 하니 문제"라고 혀를 찼다.

정책위 관계자도 "복지수준이 이대로 계속 증가한다면 소득세나 법인세 세율을 올릴 수밖에 없지만 그것은 경기에 직격탄이고 모든 국민이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언젠가 증세냐 복지냐를 이야기해야 할 날이 올 수밖에 없다"며 원론적 차원의 증세논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일각에선 소급입법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등 자중지란 조짐도 엿보인다. 5월 자영업자에 대한 종합소득세 신고 때도 비슷한 상황이 한 번 더 연출될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이번 대책도 결국 미봉책이란 지적인 셈이다.

당장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정희수 의원이 "소급적용은 원칙에 안 맞고, 형평성 시비로 더 시끄러워질 수 있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원내 관계자는 "5월에 자영업자 종합소득세 신고 시 비슷한 상황이 한 번 더 올 수 있다"고 걱정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박 대통령과 최 부총리를 거론하며 책임자 문책을 요구하고 기재위 차원의 청문회 개최까지 들고나와 여당을 압박했다. 이번 대책에 대해선 땜질식 임시처방이라며 여야정과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4자 긴급논의기구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위와 기재위원 연석회의에서 "이런 결과를 초래한 최경환 부총리를 비롯한 관계 당국자들에 대해 엄중한 문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국민대타협위원회를 구성해 부자감세 철회와 법인세 정상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백재현 정책위의장은 박 대통령과 세법 개정 당시 여당 원내대표였던 최 부총리의 사과를 요구했다.

새정치연합은 특히 지난 세법 개정 과정에서 정부의 추계가 잘못된 점을 강도높게 추궁하는 데 주력했다.

기재위 야당 간사인 윤호중 의원은 "정부가 서민과 중산층에 대한 증세 의도를 숨기려고 국회와 국민을 기만한 것"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선 정밀한 검증과 조사와 청문회가 있어야 하고 더 필요하면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도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종학 의원은 "이렇게 소급입법을 하고 소나기 피하는 식으로 미봉책을 내세우면 누가 우리 세정을 믿고 자발적으로 세금을 내겠느냐"며 "굉장히 우려할 수밖에 없는 국기문란 사태"라고 박근혜 정부를 정면 겨냥했다.

부자증세의 범위에 대해선 공식적으로 법인세 정상화 등 감세기조의 철회를 요구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일각에선 전면적인 증세 논의의 필요성에 대한 요구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윤 의원은 "매년 늘어나는 세수부족분이 발생함에도 이런 문제에 대해 근본적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면서 "재벌 대기업의 법인세율 인상을 포함해 국민의 세금 부담 전반에 걸친 대책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온라인뉴스팀 web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