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내란음모 사건' 오늘 대법원 최종 선고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 오늘 대법원 최종 선고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5.01.22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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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음모죄 성립·RO 존재여부 핵심쟁점
▲ 내란음모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석기 전 의원이 지난해 8월28일 오후 서초동 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신아일보DB)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등 '내란음모 사건' 피고인 7명 전원이 22일 대법원 대법정에 직접 나와 상고심 판결을 받는다.

내란음모·선동 혐의가 세상에 드러난지 1년 5개월 만에 나오는 사법부 최종 판단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대법원 대법정에서 이 전 의원 등 피고인 7명에 대한 선고공판을 연다.

피고인 전원이 법적이 출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 경우다.

대법원은 최근 구치소에 수감 중인 이 전 의원 등 피고인들에게 판결 선고 당일 법정에 나오고 싶은지 의사를 각각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원 관계자는 "피고인 출석 여부에 따라 법정 참관인 규모 등이 달라질 수 있다"며 "좌석을 배정하고 법정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미리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 선고 전에 촬영을 허용하기 때문에 피고인들이 출석하면 그 모습이 언론에 공개된다.

사건의 핵심 쟁점은 내란음모죄가 성립하는지, 지하혁명조직 RO가 존재했는지 등이다.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통합진보당이 해산된 가운데 대법원 판결 여파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과거 내란음모죄가 적용된 사건은 1974년 전국민주청년학생연맹 사건과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등이다.

하지만 당시 유죄가 선고된 이 사건들은 재심에서 모두 무죄 판결이 나왔다.

따라서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은 내란죄 법리를 구체적으로 내놓는 사실상 첫 판결이다.

사건을 소부에서 전원합의체로 옮긴 것도 그런 점을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지난 2013년 8월 28일 오전 6시 30분, 국가정보원이 이 전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 등을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사건은 시작됐다. 이 전 의원에 대한 체포, 구속, 기소가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검찰은 통진당 내부 제보자 이모씨의 진술과 2013년 5월 10일 및 12일 'RO 회합'에서 확보한 녹음 파일 등 증거를 제시하며 유죄를 주장했고, 피고인들은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1심을 심리한 수원지법 형사합의12부(김정운 부장판사)는 일주일에 나흘씩 총 46차례 공판을 열었다. 검찰이 신청한 증인 88명과 피고인이 신청한 증인 23명이 법정에 나와 증언했다.

1심은 이 전 의원의 내란음모·선동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12년과 자격정지 10년을 선고했다. 나머지 피고인 6명에게도 징역 4∼7년의 중형을 내렸다.

2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9부(이민걸 부장판사)는 매주 월요일 집중심리를 통해 추가 증거조사를 실시했다. 사건 제보자 심문과 'RO 회합' 녹음 파일 검증 등을 거듭 진행했다.

2심은 1심과 달리 RO의 존재를 제보자의 추측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내란음모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 전 의원에 대해 징역 9년과 자격정지 7년으로 감형했다.

내란음모죄는 형법에 규정돼 있다.

형법 87조는 '국토를 참절하거나 국헌을 문란할 목적으로 폭동한 자'를 내란죄로 처벌하도록 했다. 또 90조 1항은 '87조의 죄를 범할 목적으로 음모한 자'를 처벌하도록 했다.

서울고법은 이와 관련, 내란음모죄가 성립하려면 범죄 실행의 합의, 범죄 실행을 위한 준비행위, 합의의 실질적 위험성 등이 인정돼야 한다며 이 전 의원의 내란음모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RO 회합' 참석자들이 체제를 전복하기 위한 내란을 음모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었다.

대법원은 이날 판결에서 이 전 의원이 주도한 'RO 회합'이 내란음모·선동죄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 앞서 내란음모죄의 성립 요건에 관한 법리를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RO가 존재하지 않아도 내란음모죄를 구성할 수 있다고 본다면 RO의 결성 과정, 조직 체계, 활동 내역 등의 입증에 따른 RO의 존재 여부 판단은 부차적 쟁점이 될 수 있다.

다만, 대법원이 이 전 의원의 내란음모 혐의를 유죄로 판단할 경우 작지 않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RO 회합'에는 피고인들뿐 아니라 130여명의 통진당 당원들이 참석했기 때문이다.

공안당국은 헌재의 통진당 해산 결정 이후 '내란음모 사건'을 확대 수사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