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군, 납치·강요 아닌 자발 시리아 접경지행"
"김군, 납치·강요 아닌 자발 시리아 접경지행"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5.01.2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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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SNS 복원결과 꾸준히 IS에 관심 표명

▲ 터키에서 지난 10일 종적을 감춘 김모(18)군이 마지막으로 행적을 드러낸 터키 킬리스 주 베시리예 마을 . ⓒ연합뉴스

터키에서 실종된 한국인 김모(18)군이 납치나 강요가 아닌, 자발적으로 시리아 접경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경찰이 잠정 결론을 내렸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1일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브리핑을 열고 한국인 10대 터키 실종사건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김군이 자발적으로 시리아 접경지역으로 간 근거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터키 현지인이 개설한 계정의 이용자와 대화한 내용, 한국에서 킬리스 모 호텔까지의 여행 일정을 본인이 주도하고 부모에게 여행 목적을 속인 점 등을 들었다.

또 김군이 터키 현지의 호텔을 떠난 날 오후에 본인의 휴대전화로 터키 휴대전화 번호로 통화한 사실도 밝혀냈다.

김군은 터키에 도착한 후인 지난 9일과 10일 자신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두 차례 현지 휴대전화번호와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첫번째 통화 시각은 김군이 가지안텝프 호텔에 체크인 하기 전후인 9일 오전 8시2분경이다.

두번째 전화통화는 김군이 오전 8시30분 신원 미상의 남성과 시리아 번호판 택시를 타고 킬리스 호텔을 떠난 후인 오후 1시47분에 이뤄졌다.

경찰은 이 통화기록이 김군 행적을 밝힐 수 있는 주요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군은 당시 이 택시를 타고 킬리스 동쪽으로 약 25분 거리인 비리시에 마을의 시리아 난민촌에 내렸다.

▲ 터키서 실종된 김군이 마지막으로 투숙한 호텔.ⓒ연합뉴스

경찰은 김군이 9일 첫 통화를 통해 이튿날 오전 만남을 약속하고 10일 신원미상의 남자의 안내로 시리아 난민촌으로 이동한뒤 재차 터키 전화번호 상의 인물로부터 지령을 받아 이동했을 것을 추측하고 있다.

김군이 통화한 번호는 트위터 대화명 'Afriki'가 알려 준 '하산'의 전화번화와 다른 번호로, 슈어스팟을 통해 알게 된 번호일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한국과 터키 경찰은 이 전화번호의 수신자 신원을 밝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슈어스팟은 보안성이 높은 SNS로 IS가 조직원을 모집하는 데 사용하는 대표적인 채팅 프로그램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김군의 컴퓨터와 SNS 등을 분석한 결과, 김군은 지난해 10월 터키 현지인이 개설한 트위터 계정 'habdou****'과 수차례 IS 가입 방법 등에 대해 대화했다.

트위터 대화명이 'Afriki'인 이 계정의 인물은 김군에게 "이스탄불에 있는 하산이란 형제에게 연락하라"라며 그의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 터키의 시리아 접경지에서 실종된 김모군이 사용한 트위터 계정의 모습. 'sunni mujahideen'이라는 이름을 사용한 이 트위터에서 김군은 이슬람국가(IS) 합류 방법 묻는 질문을 남겼다. 김군 실종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0일 김군이 'glot****'라는 트위터 계정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했다.

또 복원된 대화에는 'Afriki'가 지난해 10월15일 김군에게 "슈어스팟(surespot)에서 'ga***'를 찾으라. 그가 너를 도와줄 것이다"는 내용이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후 트위터에 IS 관련 내용이 없어 경찰은 김군이 슈어스팟으로 'ga***'과 대화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군은 터키 여행정보, IS 관련 신문기사 등 65개 사이트를 즐겨찾기 목록에 등록했다.

또 지난 1년간 IS, 터키, 시리아, 이슬람 등의 단어를 517회나 검색했다.

또한 김군의 컴퓨터 바탕화면에는 'IS깃발을 든 전사들'의 사진 등 사진파일 4점이 저장돼 있었고, 삭제된 자료 복원을 통해 IS관련 사진 총 47점을 추가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실종 또는 납치 관련성은 확인된 바 없다"며 "김군이 IS에 많은 관심을 표명한 다수 자료가 확인됐으나 실제 가담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터키 경찰당국 등 유관기관과의 공조를 통해 범죄 관련성 여부를 계속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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