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김군, 1년간 5백여 차례 'IS·터키·시리아' 검색
실종 김군, 1년간 5백여 차례 'IS·터키·시리아' 검색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5.01.2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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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행 전날 "나라와 가족 떠나고 싶다. 새로운 삶 살고 싶다" 글 게재

▲ IS 깃발로 설정 돼 있는 터키 실종 김군의 트위터 ⓒ트위터
터키의 시리아 접경지역인 킬리스에서 지난 10일 종적을 감춘 김모(18)군이 1년 전부터 인터넷에서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 등을 꾸준히 검색하고 가입 희망 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밝혀졌다.

21일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수사결과에 따르면 김군의 컴퓨터에서는 지난해 1월 13일부터 지난 7일까지 1년간 3020회 검색 기록 중 6분의 1가량인 517회가 IS, 터키, 시리아, 이슬람 등에 대한 검색이었다.

김군의 컴퓨터를 복구해보니, 기존에 알려진 'IS 깃밧을 든 전사' 사진 말고도 총을 소지한 IS 대원과 이슬람 여성 등의 사진이 47장 더 발견됐다.

또 인터넷 즐겨찾기 목록에는 터키 여행정보와 IS 관련 신문기사 등 65개 인터넷 사이트를 등록한 것이 확인됐다.

특히 김군은 지난해 3월11일 페이스북에서 자신의 한 친구에게 "IS에 가입하고 싶은데 도와줄 수 있는가", 지난해 10월26일 또 다른 친구에게는 "IS 아마 그곳에 가입할 거야, 넌 어떻게 생각해"라는 글을 남겼다.

이와함께 터키로 여행을 떠나기 전날인 지난 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난 이 나라와 가족을 떠나고 싶어. 단지 새로운 삶을 살고 싶어"라고 밝히기도 했다.

김군은 지난해 10월 4일 불특정 다수에게 "isis(이라크-시리아 이슬람국가·IS의 전신)에 어떻게 가입하는지 누가 아나? 난 isis에 가입하고 싶어"라고 물었다.

이튿날인 지난해 10월 5일에 대화명이 'Afriki'로 IS 측과 관련성이 높아 보이는 인물로부터 "ISIS에 가입하려면 터키로 가라. 그곳에서 쉽게 가입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답변을 들었다.

지난해 10월 9일에 'Afriki'는 "하산 형제에게 연락해라. 그는 이스탄불에 있고, 전화번호는 053********"이라고 알려줬다.

이어 지난해 10월 15일에는 구체적인 가입 방법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김군이 "형제여 난 그냥 ISIS에 가입하고 싶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고 하자 'Afrili'는 여행객처럼 터키로 여행을 떠나서 아무 이슬람 성원으로 가면 그곳에서 너를 환영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보안성이 높아 IS가 조직원을 모집하는 데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SNS인 슈어스팟(surespot)에서 'ga***'를 찾으라고 충고했다.

경찰은 이후 이 둘 사이에서 IS 관련 대화가 없어 김 군이 'Afriki'의 제안대로 슈어스팟에서 'ga***'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터키서 실종된 김군이 마지막으로 투숙한 호텔ⓒ연합뉴스
이처럼 김군은 최소 1년 전부터 IS에 관심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지만 김군 부모는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경찰은 가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군이 집에서는 부모님과 대화를 나누지 않고 쪽지로 소통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김군이 가장 가까웠던 사람은 동생으로, 두 달여 간의 전화 발신 기록 1600여 건 가운데 단 9번을 빼고는 모두 동생과 통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친의 부탁을 받고 터키 여행을 같이 간 홍모(45) 씨는 지난 9일 킬리스 모 호텔에 도착하고서 처음으로 김군으로부터 하산의 이름을 알게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여러 정황을 근거로 김군이 납치됐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한편 김군이 시리아 국경을 넘었는지와 이번 사건에 계속 등장하는 '하산'의 정체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확인된 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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