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가 두려운 기억 지워준다고?
카레가 두려운 기억 지워준다고?
  • 신혜영 기자
  • 승인 2015.01.20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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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신아일보DB)

카레의 주재료인 강황에 들어있는 쿠르쿠민 성분이 두려운 기억을 지우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쿠르쿠민의 이러한 효과는 충격적인 일을 겪고 나타나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치료하는 데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20일 영국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에 따르면 뉴욕 시립대학의 글렌 샤피 심리학교수는 쿠르쿠민이 과거의 공포 기억을 지우고 두려운 기억이 새로이 저장되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는 쥐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의 실험에서 쿠르쿠민이 많이 함유된 알약을 먹은 쥐는 보통 먹이를 먹은 쥐보다 특정한 소리에 심어준 공포의 기억에 대해 두려운 행동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는 쿠르쿠민을 먹은 쥐들에게서 공포의 기억이 지워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샤피 박사는 설명했다.

특히 쿠르쿠민의 이같은 효과는 장기간 지속돼 눈길을 끌었다.

이는 기억이 흐트러졌다가 다시 자리잡는 이른바 재응고화(reconsolidation)가 차단됐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새로운 기억은 신경세포들을 연결하는 시냅스들이 새로 만들어지면서 형성된다. 이러한 기억은 처음엔 불안정 상태를 보이다가 점차 안정되면서 장기기억으로 저장된다. 이를 기억의 응고(consolidation)라고 한다.

이렇게 저장된 기억을 다시 끄집어 내면 마치 새로운 기억처럼 일시적으로 불안정 상태를 보이다가 아무 일도 없으면 다시 장기기억으로 저장되며 이를 기억의 재응고라고 한다.

말하자면 쿠르쿠민이 기억의 이 재응고 과정을 차단했다는 것이다.

쿠르쿠민의 이러한 효과는 염증을 억제하는 작용에서 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샤피 박사는 밝혔다.

염증은 알레르기, 심혈관질환에서 우울증, 불안, 치매, PTSD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질병들에 관여하며 이러한 염증 경로의 일부는 기억 형성 과정에도 작용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한편 연구팀은 직접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신아일보] 신혜영 기자 hysh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