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시험은 희망의 사다리”
“사법시험은 희망의 사다리”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5.01.20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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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연수원 올 수석 수료생 김동호씨
 

“법 앞에 평등하다고 하지만,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앞으로 법조인으로서 활동하면서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말을 실현하고 싶습니다.”

44기 사법연수원 수석 수료생인 김동호(25)씨는 지난 19일 경기도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수료식 뒤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이런 포부를 밝혔다.

인천 출신으로 충남 공주 한일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법대에 들어간 그는 대학교 4학년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최근 사법연수원 수석 수료생들이 대부분 외국어고나 강남 8학군 출신인 것과는 사뭇 다른 배경이다. 부모님 양가를 통틀어 법조인이 된 것도 그가 처음이라고 했다. 그만큼 그는 사법시험이 ‘희망의 사다리’라는 말에 공감한다고 했다.

“로스쿨 입학전형이 아직은 불투명하고 국민을 납득시킬 수 있는 객관적 잣대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에 비하면 사법시험은 특별한 배경을 지니지 않은 사람도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위치에 갈 수 있는 사다리가 된다고 봅니다. 또 그렇게 밑에서 올라와야 사회 전반에 대한 이해나 공감도 가능하지 않을까 합니다.”

어릴 때부터 사교육을 거의 받지 않는 대신 그는 지적 호기심이 강하고 공부 자체를 즐기는 편이라고 했다. 사시를 합격한 뒤에는 대학 졸업을 앞두고 경제학을 복수전공했고 사법연수원 입학 전에는 법학대학원에 진학해 공부했다. 연수원에서는 친한 동기생이 만든 ‘스포츠·엔터테인먼트법학회’에 들어가 새로운 분야에 대해 탐구하기도 했다.

공부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하는 수재들이 모인 사법연수원에서 당당히 수석을 할 수 있었던 비결도 그런 배움에 대한 욕심 덕분이라고 했다.

그는 “사교육에 많이 투자를 하면 어느 정도까지는 효과가 있지만, 그 수준을 넘어간 영역에서는 돈을 들인다고 효과가 있는 것 같지 않더라”며 “결국 공부의 성과는 지적 호기심을 갖고 스스로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틀 뒤 군법무관으로 입대하는 그는 아직 판사나 검사, 변호사 중 어떤 길을 갈지 정하지 못했지만, 최근 가장 관심 있는 분야는 세법이라고 했다.

“연수원에서 민사법을 재미있게 공부했고 대학에서 경제학과 회계학을 조금 공부하다 보니 세법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세법은 일반 민생에도 엄청나게 영향을 많이 주는 법이지요. 국가 정책을 조정할 때도 세금을 어떻게 거두느냐에 따라 부의 분배에도 크게 연결됩니다. 이 분야를 파고들어서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