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토끼처럼 애 많이 낳을 필요 없지만…”
교황 “토끼처럼 애 많이 낳을 필요 없지만…”
  • 신혜영 기자
  • 승인 2015.01.20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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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고 책임감 있게 키울수 있는 범위서 출산”
▲ 프란치스코 교황이 19일(현지시간) 필리핀 방문을 마치고 로마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로마 가톨릭 교회의 낙태와 인공피임법 반대 입장을 설명하면서 “토끼처럼” 계속 출산을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설명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해외 주요 언론매체들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19일(현지시간) 필리핀 방문을 마치고 로마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렇게 말했다.

미국 AP통신과 독일 dpa통신이 인용한 이탈리아 ANSA 통신 보도에 따르면 교황은 가족과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이데올로기적 식민지화’를 비난하면서 이런 표현을 썼다.

그는 서구권 단체, 기관, 국가들이 산아제한과 동성애자 권리에 관해 급진적이고 서구적인 관념을 개발도상국들에 강요하고 있으며 때로는 이를 개발 원조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기도 한다고 비판했다.

교황은 “어떤 사람들은 좋은 가톨릭 신자가 되려면 마치 토끼처럼 (출산을 많이) 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그렇게 할 필요는 없으며 안전하고 책임 있게 낳고 키울 수 있는 범위에서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제왕절개로 7차례 출산을 하고 8번째 아이를 가진 여성을 만나서 나무란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이는 무책임하게 행동하는 것”이라며 “고아 일곱 명을 두고 세상을 떠나려는 것이냐?”고 이 여성에게 물었다고 전했다.

교황은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기면 알아서 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는 주장을 펴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이는 “하느님을 시험하는” 무책임한 말이라며 “하느님께서는 책임성 있게 행동할 수 있는 방법을 이미 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낙태나 인공피임법 외에 가톨릭 교회가 인정하는 출산 제한 방법이 많다며 “책임질 줄 아는 부성(父性)”이야말로 문제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지난 16일 필리핀 방문에서 “수태로부터 자연적인 죽음에 이르기까지 모든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찬양하면서 1968년 바오로 6세 교황이 낙태와 인공피임법에 대한 가톨릭 교회의 반대 입장을 확인한 점에 찬사를 보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해 말 처음으로 우간다와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국가를 방문할 계획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필리핀 방문을 마치고 로마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아프리카 방문은 현지 날씨 상황 때문에 올해 말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며 “에볼라 탓에 조금 연기된 상태”라고 말했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는 7월 볼리비아와 파라과이, 에콰도르 등 남미 3개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확인했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이날 한 회견에서 교황의 남미 3개국 방문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