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접경서 실종된 김군, 어디에 있을까
시리아 접경서 실종된 김군, 어디에 있을까
  • 연합뉴스
  • 승인 2015.01.19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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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모집책과 시리아 월경 추정…터키에 있을 가능성 낮아
▲ 김군 실종된 터키 킬리스의 시리아 국경검문소

터키 남부의 시리아 접경 도시인 킬리스에서 종적을 감춘 김모(18)군이 실종 9일째인 19일(현지시간)에도 행방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한국과 터키 관계 당국이 확인한 사실에 따르면 김군은 현재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하기 위해 시리아로 밀입국했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

김군이 시리아로 넘어갔다면 다시 터키로 돌아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실종사건 수사가 장기화할 것이란 추측도 나오고 있다.

◇ 김군, IS 가담 위해 킬리스행 정황 속속 드러나
김군과 동행한 홍모(45)씨가 지난 12일 주터키 대사관에 실종신고를 했을 때부터 당국은 김군이 시리아로 밀입국하기 위해 터키로 왔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김군의 이동 경로가 통상적인 한국 관광객이나 선교사 등과는 판이했기 때문이다.

김군은 지난 8일 인천에서 터키 이스탄불 공항으로 입국하고 곧장 국내선으로 갈아타 킬리스에서 승용차로 50분 거리인 가지안테프 공항에 도착했으며, 가지안테프 시내 호텔에서 1박하고 9일 오후 킬리스의 호텔에 투숙했다.

킬리스는 IS 등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이 시리아로 넘어가는 주요 경로로 활용되고 있다.

따라서 외교부는 관계 당국과 공조체계를 갖췄으며, 국가정보원은 실종 사실을 언론에 알리기 전에 김군의 컴퓨터 등을 조사했다.

외교부가 주터키 대사관 직원 외에 본부에서 추가로 2명을 킬리스로 급파한 것도 단순한 실종사건으로 판단하지 않았음을 뒷받침한다.

김군은 인터넷으로 알게 된 '하산'이란 터키인을 만나기 위해 터키로 왔으며, IS가 '외국 테러 전투원'(FTF)을 모집하는 대표적 모바일 앱인 '슈어스팟'으로 예전부터 터키인과 대화했다고 경찰이 발표함에 따라 김군의 터키행은 IS와 관련됐다고 볼 수 있다.'

◇ 김군, IS 조직원과 이동…터키보다 시리아에 있을 가능성 커
김군은 킬리스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하산을 실제로 만나 이동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군이 10일 오전 8시 여권과 짐을 모두 챙기고 홍씨 몰래 호텔에서 빠져나온 이후 9일 동안 김군을 봤다는 목격자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이 이런 추정을 뒷받침한다.

다만 하산은 터키에서 매우 흔한 남자 이름으로 본명이 아니거나 킬리스가 아닌 다른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또한 김군은 하산이란 인물이 소개한 다른 IS 접선책을 만나 이동했을 수도 있다. IS는 조직적으로 FTF를 유인하고 있기 때문에 김군을 데려간 조직원은 하산과 다른 인물일 가능성도 크다.

하산이든, 다른 인물이든 김군과 접선한 IS 조직원이 김군을 데려갔다면 터키의 다른 지역보다는 시리아로 갔을 것으로 보인다.

김군의 외모가 터키인과 판이하기 때문에 IS 조직원이 터키 당국에 노출될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고 터키 안에서 김군과 동행하고 있다고 추정하기 어렵다.

킬리스는 시리아 국경과 맞닿은 곳으로 IS뿐만 아니라 다른 반군이나 밀수꾼들이 왕래하는 경로다. 킬리스 시내에 파는 담배와 차 등은 상당수가 시리아에서 밀수한 것들이다.'

◇ 김군, 시리아로 월경했다면 돌아올 가능성은
김군이 IS 가담차 시리아로 밀입국했다면 다시 터키로 돌아올 가능성도 있지만 크게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IS는 통상 외국 조직원을 모집하면 국경 근처의 훈련소에서 기본적인 군사훈련과 사상교육 등을 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김군이 이곳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

18살에 불과한 김군이 이 훈련을 견디지 못하거나 IS에 대한 환상이 깨져 돌아가기를 원하더라도 IS가 허락해주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IS는 최근 미국 주도의 공습 등에 따라 피해가 크고, 외국 조직원들의 이탈, 내분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자체 경찰의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김군이 IS 몰래 탈출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지리를 모르고 교통편이나 언어 소통 등의 문제로 터키 국경까지 가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다만 IS가 부상한 외국 조직원 등을 터키 국경 지역까지 이송해준 전례들이 있어 김군이 터키로 월경할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