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SNS로 10대 공략…'인터넷 지하드' 현실화
IS, SNS로 10대 공략…'인터넷 지하드' 현실화
  • 연합뉴스
  • 승인 2015.01.18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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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에서 실종된 김모군이 아랍계로 추정되는 '핫산'이라는 사람과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됐고, 김군이 그에게 포섭돼 IS에 가담했을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면서 IS의 '인터넷 지하드'(성전)가 관심사로 떠오른다.

인터넷 시대로 접어들면서 테러단체들도 인터넷 전략을 강화하는 추세다.

2002년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의 최측근 아부 우바이드 알쿠라이시가 "앞으로 인터넷 지하드는 서방에 '악몽'이 될 것"이라고 한 '예언'이 현실화하는 때가 본격적으로 도래한 셈이다.

이들은 초기 블로그나 포럼과 같은 인터넷 토론장을 이용했지만 최근엔 자신의 주장을 설득하기 위해 인터넷 미디어의 주류로 떠오른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SNS)로 확장하는 움직임이다.

그중 IS는 SNS를 이용한 선동과 포섭에 단연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IS와 경쟁관계인 아라르 알샴의 지도자 하산 아부드는 IS가 작년 8월 제임스 폴리의 참수 영상을 트위터로 유포하자 "어떻게 이런 걸 트위터로 광고할 수 있는지 놀랍다"며 "IS는 젊은 세대를 유인하는데 SNS를 엄청나게 의존한다"고 말했을 정도다.

IS와 같은 테러단체의 SNS를 통한 선동이 더 심각한 것은 SNS에 주로 접속해 의사소통하는 세대가 10대 청소년 세대여서다.

IS가 SNS를 무기로 10대에 깊숙이 침투하는 현상은 이들이 세계 곳곳에서 종교적 극단주의와 테러리즘의 숙주로 자라날 수 있어서다.

아이만 알타미미 중동포럼 연구원은 AFP 통신에 "IS가 아이들을 선동에 이용하는 것은 이들이 다음 세대에서 자신의 존재가 영속할 수 있는 핵심 요소로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SNS의 부상으로 테러조직이 10대에 적은 비용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술적 통로가 마련됐고, 이를 이용해 이들을 조직원으로 직접 포섭하거나 과거보다 더 광범위한 지지세력을 구축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

SNS의 접근성과 전파력이 정서적 혼돈기인 10대와 결합하면서 일종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김군이 IS에 가담하려 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이미 외국에선 IS의 전방위적 '사이버 작전'에 휘말린 10대의 사례가 드물지 않다.

IS에 지원 물품을 보내려 한 혐의로 유죄를 받은 무함마드 함자 칸(19)은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IS의 연락책과 이스탄불에서 접선하려다 공항에서 붙잡혔다.

그의 어머니는 15일 CNN과 인터뷰에서 "아들이 몇 달간 혼자 매우 조용히 지내면서 SNS로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며 "인터넷이 없었다면 우리 아들이 이렇게 되진 않았을 것"이라며 한탄했다.

SNS를 통해 IS에 휩쓸려 시리아로 건너가 지난해 초부터 6개월간 이 조직의 '홍보모델' 역할을 했던 오스트리아 소녀 2명이 작년 10월 귀국을 호소하기도 했다.

작년 12월엔 브라질 출신 10대가 인터넷을 통해 포섭돼 IS에 가담하려다 불가리에서 체포됐고 부모가 직접 나서 IS에서 구출한 네덜란드와 영국의 10대도 있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작년 10월 IS 등 테러단체가 페이스북으로 10대 여학생을 모집하려는 정황을 포착,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10대의 IS 가담은 테러리즘이 인터넷과 SNS를 타고 중동이라는 물리적 경계와 세대적 구분을 넘어섰다는 방증이다.

10대가 SNS로 IS에 포섭되는 또 다른 이유는 세련되고 정교한 선전술에 있다.

과거 중동의 테러단체가 황무지에서 재래식 무기로 전투만 하던 '야전적' 이미지였다면 최근엔 여느 젊은이와 다름 없이 첨단 IT 장비로 무장한 새로운 세대로 탈바꿈했다.

테러·극단주의 감시단체 MEMRI는 최근 낸 보고서에서 "IS의 대원은 이전보다 더 젊고 인터넷에 정통한 세대"라며 "그들은 다른 젊은 세대처럼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사용해 트위터와 페이스북으로 능수능란하게 관계를 맺는다"고 분석했다.

다른 나라의 10대에 SNS를 통해 거부감없이 접근할 수 있고 외로운 10대에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단체는 "SNS와 스마트폰의 결합을 주목해야 한다"며 "IS는 자신의 콘텐츠에 언제 어디서나 접근하도록 할 수 있고 이를 순식간에 공유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IS가 제작한 선동 영상이나 그림 등을 보면 고화질인데다 상당한 수준의 컴퓨터 그래픽과 편집기술을 동원, 지상파 뉴스에 버금갈 정도다.

10대가 이를 본다면 IS를 극소수로 이뤄진 조악하고 과격한 단체가 아니라 체계와 정당성을 갖춘 번듯한 조직으로 자연스럽게 여기면서 이에 동조할 가능성이 크다.

중동정책 전문가인 CJ 위를먼은 14일 중동전문 매체 MEE에 올린 기고문에서 "테러리즘은 사실 꾸란보다 미군이 전시에 벌인 잔악행위를 담은 유튜브 동영상을 보고 더 극단화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