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금리 2% 시대로
주택담보대출 금리 2% 시대로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5.01.1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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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노선 3% 붕괴… 가계부채 급증 불 보듯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로 급증한 가계부채가 대출금리의 추가 하락으로 새해 들어서도 증가 속도가 줄지 않을 전망이다. 더군다나 대출 2%대 금리가 현실화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생활비나 사업자금으로 쓰는 생계형 주택대출도 크게 늘고 있어 우려를 더하는 상황이다.

18일 금융권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12월 은행의 가계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총 406조9천억원으로 전달보다 6조2천억원 늘었다. 한국은행의 관련 집계가 2008년에 시작된 이래 역대 최고 증가폭이다.

가계대출은 지난 7월 정부가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완화한 데 이어 9월 재건축 연한 완화 등 부동산 규제완화책을 내놓으면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8월과 10월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해 역대 최저 수준인 2.0%로 낮춘 것도 대출 증가에 영향을 줬다.

이에 따라 지난해 1년간 은행 대출을 통해 늘어난 전체 가계 빚은 37조3천억원으로 전년(23조3000억원)의 1.6배에 달했다.

특히, 은행권 가계 대출 증가에는 주택담보대출(35조5천억원)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저금리와 규제완화의 영향이 지속된 가운데 신규 분양 호조에 따른 중도금 대출 수요 등이 가세해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3% 금리 선이 무너지면서 주택대출 증가 속도는 새해 들어서도 줄지 않을 전망이다.

3년 후 변동금리로 전환하는 외환은행의 고정금리대출 최저금리는 지난 6일까지 연 3%를 넘었으나, 7일 2.98%로 떨어진 후 매일 하락세를 이어가 15일에는 2.85%까지 내려앉았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고정금리대출도 새해 들어 2%대로 내려앉았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또 낮출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올해 들어 시장금리가 하락세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갈수록 더욱 싼 값에 대출을 이용할 수 있다 보니 지난해 사상 최대 증가폭을 보인 가계부채가 증가속도를 줄이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더 큰 문제는 주택담보대출자 가운데 주택 구입 이외에 생활자금이나 사업자금 용도로 대출받는비중이 크다는 점이다.

실제로 정부가 지난해 LTV와 DTI 규제를 완화한 이후 대출 한도가 늘면서 생활자금 등을 위한 추가 대출이 많이 늘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 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최근 1년간 은행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188만여명의 차주 자료를 분석한 결과, LTV·DTI 규제완화 전에 37%였던 추가대출 비중은 규제완화 후에 42%로 상승했다.

반면, 대출금 용도에서 최초 주택구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51%에서 47%로 떨어졌다.

주택담보대출은 크게 늘었는데 주택 이외 자금으로 쓰이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은 자가주택을 보유한 중산층이나 서민이 생활자금, 학자금, 사교육비, 사업자금 등에 사용하기 위해 빚을 내고 있다는 뜻이다.

이휘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자영업자 등의 생활자금 용도 대출은 애초 목적이었던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반면, 차주의 상환능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우려할 만하다"고 지적했다.

멈추지 않고 폭증하는 가계부채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작년초 금융위의 업무보고에는 가계대출 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넘지 않게 해 증가속도를 정상화하겠다는 내용이 있었다"며 "이런 정책 기조가 새 경제팀 출범 이후 LTV·DTI 규제 완화로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신아일보] 온라인뉴스팀 web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