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인질범 김상훈 "나도 피해자…경찰이 입 막고있다"
안산 인질범 김상훈 "나도 피해자…경찰이 입 막고있다"
  • 문인호 기자
  • 승인 2015.01.15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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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 기미 없어…막내딸 살해시점 여전히 '의문'

▲ 지난 13일 발생한 경기도 안산 주택가 살인 인질극 피의자 김상훈이 15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경기도 안산시 단원경찰서를 나서며 경찰이 자신의 입을 막고 있으니 이야기할 기회를 달라고 말하고 있다. 경찰은 현행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범행을 시인한 피의자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안산 인질범 김상훈(46)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경찰서를 나서면서 반성하는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아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

경찰은 15일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의거해 인질범 김상훈의 얼굴과 신상을 공개했다.

경찰은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사회에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 관련 법에 의거해 얼굴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9시45분 통합유치장이 있는 경기 안산단원경찰서에서 법원으로 나서는 김상훈의 모습에서 반성의 기미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앞서 경찰은 오전 10시 김상훈을 호송하고 경찰서 현관에서 포토타임을 갖겠다고 알렸지만, 15분 정도 이른 시각에 포토타임 없이 김상훈을 호송차로 끌고갔다.

그러나 김상훈은 차에 타기 전 형사들을 밀친 뒤 버티고 서서 취재진을 향해 "나도 피해자다. 경찰이 지금 내 말을 다 막고있다"고 주장했다.

또 "막내딸(16)이 죽은건 경찰 잘못도 크고 애 엄마(부인·44)의 음모도 있다. 철저한 수사를 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도 주장했다.

김상훈은 챙이 있는 야구모자를 쓰고 검은색 점퍼를 입은 상태로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 지난 13일 발생한 경기도 안산 주택가 살인 인질극 피의자 김상훈이 15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경기도 안산시 단원경찰서를 나서며 경찰이 자신의 입을 막고 있으니 이야기할 기회를 달라고 말하고 있다. 경찰은 현행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범행을 시인한 피의자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김상훈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오전 11시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진행됐다.

40여 분뒤 심사를 마치고 나온 김상훈은 취재진에 "막내딸 죽을 때 오히려 (경찰이)나를 안정시킨 게 아니고 더 답답하게 만들었고 흥분시켰다. 요구조건을 들어주는 것 없이 장난 당하는 기분이었다. 아이들을 죽일 명목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취재진이 막내딸 살해시점을 재차 질의하자 이번엔 경찰이 그를 막아서며 "그만하라"며 김상훈을 끌고 호송차에 태웠다.

경찰은 김상훈이 경찰이 투입하기 건 이미 두 명을 살해했다고 밝혔지만 만약 김상훈의 말대로 경찰 투입 후 협상 과정에서 막내딸을 살해한 것이라면  그동안 김상훈과의 협상을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해 온 경찰은 체면을 구기게 된다.

이밖에 김상훈은 "애들이 살려달라는 소리를 애 엄마가 무시했다. 이해가 안간다. 애들한테 살려주기로 약속했는데 애 엄마한테 무시당했다"며 범행 책임을 부인에게 떠넘기는 모습도 보였다.

김상훈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된다.

김상훈은 12일 오후 부인의 외도를 의심해 전 남편 A(49)씨의 집에 침임해 A씨의 동거녀(32)를 감금하고 있다가 귀가한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귀가한 의붓딸 2명도 인질로 삼고 13일 전화통화로 부인을 협박하던 중 막내딸을 살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신아일보] 안산/문인호 기자 mih258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