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살이 너무 팍팍해요" 40·50대 중년여성 일터로
"살림살이 너무 팍팍해요" 40·50대 중년여성 일터로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5.01.15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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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률·경제활동참가율 역대 최고… 50대 비경활인구는 첫 감소
 

갈수록 팍팍해지는 가계 살림살이 때문에 집에서 가정주부로 육아와 가사를 맡아오던 중년 여성들이 일터로 나오고 있다.

여성 고용의 활성화 전망과 함께 중년 여성들의 질낮은 고용시장의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15일 통계청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40대와 50대 여성 고용률은 각각 65.1%와 60.9%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 기준이 변경된 1999년 이후 역대 최고 수치이다.

여성 전체의 경제 활동 참가율 역시 51.3%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취업자 뿐 아니라 실업자까지 합친 경체활동참가율은 40대는 66.7%, 50대는 62.3%로 나타났다.

40·50대 여성 10명 중 6명 이상이 노동 시장에 뛰어들어 일자리를 잡은데에는 일터로 나온 중년 여성들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가사나 육아, '쉬었음' 등 상태에 있던 비경제활동인구는 역대 최대 감소 폭을 나타냈다.

40대 여성 비경활인구는 1년 전보다 3만4500명 줄었으며, 50대 여성 비경활인구는 3만5400명 줄었다.

특히 50대 여성 비경활인구의 경우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남성과 여성을 통틀었을 때도 지난해 전체 비경활인구는 1597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24만5700명 줄었다. 비경활인구가 줄어든 것은 2004년(-8만3100명) 이후 11년만의 일이다.

줄어든 전체 비경활인구를 분석해보면 육아를 하다가 고용시장에 진입한 사람이 3만9000명, 가사일을 하다 진입한 사람이 13만1000명으로 나타났다.

중년 여성들의 고용 시장 진출이 전체 비경활인구의 감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을 나타내는 대목이다. 상당수의 가정주부들이 취업시장에 뛰어들었음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40·50대 중년 여성과 함께 30대 여성의 고용시장 진입도 늘었다.

지난해 30대 여성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은 각각 58.4%와 56.3%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비경활인구 감소폭은 7만6600명으로 2006년(-9만3300명) 이후 가장 많았다.

이처럼 여성들의 고용이 늘어난 데에는 시간선택제 일자리와 경력단절여성 고용 대책 등 정부의 정책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경기 부진 속에 가계소득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살림이 팍팍해지자 한 푼이라도 더 벌려고 취업을 선택하는 여성들이 많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지난해 비경활인구의 감소는 50대를 중심으로 여성의 노동 시장 진출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며 "가계소득 정체와 불안한 노후 준비 등으로 일자리를 찾는 중년 여성들이 많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비정규직과 시간제 일자리 등 질 낮은 일자리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여성 고용을 늘리는 방향의 정책은 긍정적이지만, 질 좋은 일자리 증가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