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아파트 화재 4명 사망·100명 부상
의정부 아파트 화재 4명 사망·100명 부상
  • 김병남 기자
  • 승인 2015.01.10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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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로 좁고 건물 뒤편 지하철 철로여서 초기 진화에 어려움 겪어
우편함 옆 주차된 4륜 오토바이서 최초 불 시작…경찰, 주인 상태 연관성 조사 중

▲ 10일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주민들을 구조하고 있다.

경기도 의정부시내 한 아파트 등 건물 3개동에서 화재가 발생해 1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10일 오전 9시27분경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 10층짜리 대봉그린아파트에서 불이나 한모(26·여)씨 등 4명이 숨졌다.

또 건물 안에 있던 주민 100명이 연기를 마시는 등 부상해 인근 병원에서 분산 치료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10명은 생명이 위독해 사망자가 더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씨는 건물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안모(67·여)씨와 윤모(29·여)씨는 연기를 마셔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이모(44)씨는 화재 진압 후 소방관들이 2~4층을 수색하다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대봉그린아파트에서 시작된 불은 인근 건물로 번져 10층과 15층짜리 건물 등 3개 동을 태웠다.

인근 또 다른 4층짜리 원룸 건물과 주차타워, 다가구주택, 단독주택 2곳도 피해를 입었다.

▲ 10일 오전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연기와 불길이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주차장에 있던 차량 20대도 모두 탔다.

주민 정모(46)씨는 "1층에서 펑 소리가 나더니 불길이 일었다"며 "20분 만에 불이 옆 건물로 옮아붙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대봉그린아파트에는 88가구 규모의 공동 주택이다.

1층 출입구가 막히자 주민들이 갇혔다가 건물 안으로 진입한 소방관의 도움으로 대피했다.

저층 주민은 창문에서 비명을 지르다 뛰어내리기도 했다.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 10일 오전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연기와 불길이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불이 나자 소방당국은 헬기 4대 등 장비 155대와 소방관 500명을 동원했지만, 진입로가 좁고 건물 뒤편이 지하철 철로여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도 1000여 명을 동원, 인명 구조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주민을 구조하러 건물 안으로 들어갔던 경찰관 2명이 갇혀 7층에 있던 1명은 사다리차로 구조됐다.

이재정(35) 순경은 3층에서 아래로 뛰어내려 중상을 입기도 했다.

불은 발생 2시간 여만인 이날 오전 11시 44분경 진화됐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다.

이번 불은 애초 대봉그린아파트 1층 주차장 차량에서 불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과열 등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소방당국과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1층 우편함 옆에 주차된 4륜 오토바이에서 최초 불이 시작된 것을 확인했다.

▲ 안병용 의정부시장이 10일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3동 경의초등학교에서 아파트 화재 이재민들에게 향후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경찰은 오토바이 주인을 상대로 화재 원인과 연관이 있는지 조사 중이다.

방화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하고 있다.

한편, 의정부시는 인근 경의초등학교에 이재민 임시 거처를 마련했다.

오후 7시 현재 이재민 77명이 임시대피소에서 지내고 있으며, 경미한 부상자 등이 속속 도착하고 있다.

대책위는 이재민이 최대 200명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신아일보] 의정부/김병남 기자 bn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