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기상산업 활성화 외치는 기상청
말로만 기상산업 활성화 외치는 기상청
  • 온케이웨더
  • 승인 2015.01.0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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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기상업체와 경쟁보단 R&D 강화 주력해야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민간 기상산업을 활성화시키겠다던 기상청이 오히려 공공서비스 확대 등을 통해 민간 기상시장을 축소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상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기상청이 최근 반발이 새나오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앞두고 서비스국과 빅데이터센터를 신설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본청에 기상서비스국, 지방청에 서비스과를 신설해 지역별 특화 및 응용 콘텐츠를 개발하고 이를 직접 서비스 한다는 것이다.
 
또한 기상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설립된 진흥원도 민간 대신 빅데이터 등 기상정보를 KT와 분석해 직접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워 기상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렇듯 기상청과 민간기상업계 사이에서 기상정보 활용과 서비스 문제를 놓고 대립각을 세운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0년 5월 민간기상업체들은 날씨 앱을 출시했다. 이어 기상청도 8월 날씨 앱을 개발완료했지만 민간 비공개로 서비스 하지 않았다.
 
이는 유료 날씨 앱을 개발해 막 매출을 내기 시작한 민간 기상업체를 의식했기 때문이다. 애플 앱스토어에는 2010년 5월 ESM소프트가 내놓은 ‘웨더스타’를 비롯해 케이웨더의 ‘케이웨더 VIP’, GBM아이앤씨의 ‘웨더톡’ 등이 잇달아 나왔다.
 
하지만 2011년 3월 기상청이 날씨 앱을 서비스하기 시작하면서 현재 날씨 앱스트어 부문에서 1등으로 고착화된 상태다.
 
기상업계 한 관계자는 “기상청은 날씨앱 제공으로 앞서 서비스 중이던 민간(기상사업자, 개인) 날씨앱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며 “여기에 지자체, 공기업 및 일반기업과의 정보 제공을 위한 MOU 체결로 시장 축소를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기상청과 중소기업청이 MOU를 통한 나들가게 POS를 무상제공 함에 따라 기존에 민간기상사업자와 계약돼 있던 공공기관(한국수자원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남부발전 등)들이 계약을 해지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기상청은 민간이 수행할 수 있는 기상정보 및 빅데이터 서비스를 직접 관여하면서 민간의 영역이 축소돼 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며 “기상청 동네예보 시행으로 기상사업자의 맞춤형 기상정보서비스가 급감했다”고 지적했다.
 
날씨 앱 시장 활성화를 통한 수익 창출을 위해 기상업계는 기상청 앱은 기상특보, 태풍정보 등 방재에 관한 내용만 표출 하고 일반 기상 시에는 다른 다양한 컨셉의 날씨 앱을 통해 확인하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3.0 정책 목표에 역행하는 기상청
 
하지만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따르면 기상청이 본연의 업무인 재해 상황에서 발표하는 특보 3건 중 한 건은 오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해일특보는 17건 중 4건만 맞았다.
 
중국발 미세먼지 예보는 번번이 빗나가 국민들은 불편을 겪어야 했고, 황사예보도 2012년 당시 정확도가 42.3%에 머물렀다.
 
여기에 기상청은 2년 연속 반부폐 경쟁력 평가 하위권을 기록했다. 산하기관인 기상산업진흥원은 2013년 기관평가에서 최하인 E등급을 받았다. 그러면서도 3년간 무려 100억 원의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정부3.0 정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히는 기상 분야지만 기상정보 제공과 활용, 정확도 등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기상청은 현재 기상사업자에게 유상으로 제공하던 기상정보를 정부3.0 정책의 일환으로 기상청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3.0 정책 이후 기상사업자가 요청하는 자료가 제공된 사례가 전혀 없다.
 
민간 기상업체 관계자는 “정부3.0 정책의 목표는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시장경제를 활성화하고 일자리 창출을 하는데 있다”며 “기상청 Open API 서비스 이후 기상사업자의 기상정보 신규 계약이 급감하고 기존 계약이 해지되는 사례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기상분야가 민·관의 불분명한 역할 분담으로 오히려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가 민간기상업체와 경쟁할 것이 아니라 시장 창출 및 경쟁력 강화를 유도하고 기상서비스 향상을 위한 기술개발(R&D)에 충실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민간 기상업체 관계자는 “기상청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기상현상에 대한 방재 기상예보 및 특보 발표에 힘쓰고 민간기상업체는 기업과 국민이 생활 및 산업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각종 기상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할지 고민해야 한다”며 “이렇게 하면 기상예보 능력이 향상돼 최상의 예보가 생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그는 “민·관의 역할 분담을 통해 경쟁이 아닌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민간 기상사업자간의 경쟁을 유도해 시장을 성장시켜 일자리 창출을 도모해야 한다”며 “정부 3.0을 추진하는데 있어 민간에 맡겨야 할 부분은 과감히 문호를 개방하고 원데이터를 더 폭넓게 제공하는 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태환 온케이웨더 기자 kth1984@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