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가방 속 시신' 정형근, 성폭행 하려다 반항하자 살해
'여행가방 속 시신' 정형근, 성폭행 하려다 반항하자 살해
  • 고윤정 기자
  • 승인 2014.12.31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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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술마시다 성폭행 시도…둔기로 내려친 뒤 흉기로 살해

▲ 31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남동경찰서 대강당에서 김승열 형사과장이 '여행가방 속 시신' 할머니 피의자 정형근씨의 범행 동기를 설명하는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행가방 속 할머니 시신' 사건의 피의자 정형근(55)이 피해자를 성폭행하려다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 남동경찰서는 31일 이 사건 관련 브리핑을 열고 정의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을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은 지난 20일 오후 6시경 인천시 남동구 자신의 집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전모(71·여)씨와 술을 마시던 중 성폭행하려다 전씨가 반항하자 집 안에 있던 물컵으로 이마와 얼굴 등을 내리쳤다.

전씨가 사망했다고 생각한 정은 전씨를 여행용 가방에 담으려다 살아있다는 생각에 주방에 있던 흉기로 복부와 목 등을 찔러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정은 전씨의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담아 다음날 집근처 주차장 담벼락 아래 유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정은 조사 초기 술에 취해 다투다 발생한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했으나, 프로파일러 등을 동원해 2차 신문에 들어가자 이 같이 시인했다"고 밝혔다.

▲ 31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간석동 모 빌라 주차장에서 '여행가방 속 시신' 할머니 살해 피의자인 정형근씨에 대한 현장검증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정과 전씨는 범행 당일 오후 4시경부터 전씨가 채소를 파는 부평구의 한 시장에서 술을 마셨고, 50여분 뒤 함께 택시를 타고 정의 집으로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정의 집에서 함께 술을 마신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둘 사이 내연관계는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보강수사를 마친 뒤 다음주 초 사건을 인천지검에 송치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30분경 범행 현장인 정의 집 등에서 현장검증이 열렸다.

이어 오후 2시 인천지법에서 정에 대한 구속 여부를 가릴 영장실질심사가 열렸다.

정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된다.

[신아일보] 인천/고윤정 기자 shinak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