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 모란시장 토종닭 AI 검출… 충북 철새서도 또 발생
구제역과 조류 인플루엔자(AI) 방역에 구멍이 뚫리면서 중부지역 방역당국은 그야말로 초비상이 걸렸다.
지난 3일 이래 충북에서는 진천(9곳), 음성(1곳), 증평(2곳), 청주(6곳)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전국 최대 규모의 민속 5일장인 경기도 성남 모란시장에서는 판매하던 토종닭에서 지난 27일 AI가 검출됐다.
관계 당국과 농가들은 가축 전염병 예방과 방역에 온 힘을 쏟고 있다.
◇ 청주 양돈농가 6번째 구제역 발생
충북 청주시는 전날인 28일 의심신고가 들어온 북이면 돈농가에 대한 정밀 조사 결과 구제역 양성('O형') 판정이 나왔다고 29일 밝혔다.
이로써 청주의 구제역 발생 농가는 오창읍 1곳, 북이면 4곳, 미원면 1곳으로 총 6곳으로 늘었다.
충북 전체로는 지난 3일 진천의 한 돼지농가에서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이후 18번째 사례이다.
충북도내에서 전날까지 살처분된 돼지 마리수는 1만8148마리다.
지난 3일 구제역이 처음 신고된 진천군의 경우 매일 방역 작업에 30∼40명의 공무원이 투입되고 있으며, 음성·증평·청주도 비상 방역 체계를 가동 중이다.
이에 따라 국민안전처는 지난 25일 구제역이 발생한 충북과 충남에 특별교부세 총 10억원을 긴급 지원했다.
청주시와 증평군 하천에 서식하는 철새에서는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잇따라 발견됐다.
29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 보강천에서 채취한 야생 조류 분변에서 H5N8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이에 따라 청주시는 분변이 검출된 반경 10㎞에 대해 가금류 이동제한 조처를 내렸다. 하지만 닭에 대한 이동제한 조처는 지난 28일 해제됐다.
앞서 지난 15일 증평읍 보강천에서 포획된 흰뺨검둥오리에서 AI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이들 두 지역은 6㎞가량 떨어져 있다.
다행히 이들 지역의 닭과 오리 사육 농가에서 현재까지 추가 이상 징후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올해 초 AI로 180만9000여 마리의 가금류를 살처분했던 경험이 있는만큼 충북도는 AI의 가금류 농장 확산에 대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는 하루 손해를 보더라도 장터 곳곳을 철저히 소독 방역하겠다는 상인들의 자발적 결정에 따른 것이다.
특히 경기도와 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 AI가 확인된 것은 지난 9월이후 이번이 처음인데다 경기도가 국내 최대 닭생산지역이기 때문이다.
전국 최대 규모의 민속 5일장으로 한창 잘 나갈 때 장날마다 전국에서 10만여명이 찾아왔다는 모란시장은 이날 주요 출입구에 임시휴장을 알리는 안내문구와 플래카드만 덩그러니 걸려있다.
구제역과 AI 차단과 예방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농민들을 배려해 각 자치단체에서는 앞다퉈 송년행사나 새해맞이를 취소하고 있다.
최대한 간소하게 치르거나 아예 생략하는 곳도 적지 않다. 때가 때이니만큼 송년회는 물론 사람이 여럿 모이는 모임조차도 조심스럽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반면 연말 특수를 기대했던 요식업계는 오히려 시름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아일보] 전호정·신용섭·전연희 기자 jhj@shinailbo.co.kr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