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전 美 대통령, '내란음모' 이석기 구명 나서
카터 전 美 대통령, '내란음모' 이석기 구명 나서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4.12.28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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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에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유죄 판결에 대한 성명서' 서한

▲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연합뉴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측이 내란음모·선동 혐의로 재판을 받는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등의 구명을 위해 나섰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카터 전 대통령이 설립한 인권단체인 카터센터는 지난 18일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유죄 판결에 대한 카터센터 성명서'를 내고, 이를 우리 대법원에 전달했다.

카터센터는 성명서에서 "서울고법은 추종자들에 대한 이 의원의 녹취록을 근거로 징역 9년을 선고했다"며 "대한민국 현직 국회의원인 이석기 의원에 대한 서울고법의 유죄 판결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 성명서는 19일 헌법재판소가 통진당 해산을 결정하고 의원직 상실을 선고하기 직전 작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카터센터는 "현재 상고심이 진행 중이 이 소송에서 제시된 사실들의 진위에 관해 언급하지 않겠다"며 "어떤 방식으로든 대한민국 내정에 간섭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 의원에 대한 유죄 판결이 1987년 이전의 군사 독재 시절에 만들어진, 매우 억압적인 국가보안법에 의해 선고됐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판결이 국제인권조약을 준수해야 하는 대한민국의 의무, 매우 성공적으로 번영한 민주주의 국가로서의 세계적 명성 등과 모순된다는 점도 주목한다"고 덧붙였다.

카터센터에 따르면 카터 전 대통령은 ""한국이 아시아와 세계 정세에서 인권 지도자로서 필수적 역할을 확대하려면, 국보법 때문에 위험에 처한 인권에 관해 모든 한국 시민들이 온전히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논의할 수 있도록 기회가 열려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카터센터는 "미국인들이 고문의 공적 사용에 관한 의회의 조사 결과에 관해 긴박하게 토론하는 이 시기에 모든 나라가 국제 인권법에 충실하면서도 안보를 지킬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1981년 퇴임한 카터 전 대통령은 이듬해 미국 애틀랜타 에모리대에 카터센터를 설립하고 인권과 세계 보건, 갈등 해결, 선거 감시 등의 활동을 벌였다. 2002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지난 18일 내란 사건을 심리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르면 내년 1월 중하순께 판결을 선고할 전망이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