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한항공, 책임 있는 후속 대책 내놔야
[사설] 대한항공, 책임 있는 후속 대책 내놔야
  • 신아일보
  • 승인 2014.12.1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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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기업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사회적 책임감 새기는 기회 삼아야

'땅콩 회항'으로 물의를 빚은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이 결국 구속될 위기까지 몰렸다.

엊그제 조 전 부사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운항정지 또는 과징금을 물리기로 하고, 조 전 부사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대한항공 측에서 봤을 땐 기내 서비스 개선을 위한 승무원들의 교육 정도로 여겼을지 모르지만 국민 정서를 이반한 반사회적 행위임은 분명하다.

초기에 잘못을 시인하고 적극 대처했더라면 이 같은 심각한 상황은 오지 않을 수도 있었다. 사실 은폐와 사주 일가 보호에 급급한 나머지 여론이 악화되고 있는 것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고 등한시 한 결과다.

국토부 역시 주요사건 요지를 대한항공이 작성해 전달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 봐주기 조사를 한 사실이 밝혀져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조 전 부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폭행 부분에 대해 부인하고 있지만 아무 이상이 없는 비행기를 리턴 시켰다는 것은 엄연한 법을 어긴 범죄 행위다.

이번 '땅콩 회항' 사태의 경우 전례가 없는 일이고 참고할 만한 유사 판례도 사실상 없지만 검찰이 '솜방망이 처벌'을 했다는 비난 여론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조사와 결과에 따라 처벌 수위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이 혐의를 어느 정도까지 입증하느냐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질 것이지만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등 혐의는 형법상으로 5년 이하 징역의 중형으로 명시돼 있다.

세계 120여개 도시에 취항하는 명실공히 국내 최대 항공사 대한항공에 큰 사단이 나고 말았다.

그러나 '땅콩 회항'으로 불거진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비행기 탑승 갑질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나 보다.

최근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 홈페이지에는 '오너 일가를 태운 비행에 스트레스가 많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돼 주목을 받았다.

조종사로 추정되는 해당 글 작성자는 "오너 일가가 비행기를 타는 걸 반가워하는 사람이 있느냐"며 "(오너 일가를 태운)비행이 끝나면 객실 사무장은 탈진으로 쓰러진다, 그들이 우리 비행기에 탑승하지 말기를 바라는 승무원의 마음은 한결같다"라고 적었다.

또한 그는 "오너 일가가 마치 회사 전체가 자신의 소유물인 것처럼 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횡포에 가까운 행위들로 그 동안 승무원들의 고충이 얼마나 컷을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이번 사건은 재벌가 자제의 비뚤어진 오너십과 어이없는 특권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규결된다.

온실 속 화초처럼 자라면서 특권의식만 강화하다 보니 제대로 된 현실감각을 기르지 못하고 심지어 기본적인 윤리의식마저 잃어버린 것이다.

이런 가운데 대한항공의 사명인 '대한' 명칭을 회수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네티즌들이 제기한 청원 내용은 '대한'과 '태극마크' 로고 사용으로 국영항공사인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전혀 검토된 바 없다"고 밝혔지만 사명에 국호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시점이 맞아 떨어져서 였지만 회사 전체의 위기감까지 몰고 오는 상황이 돼 버렸다.

많은 것을 가지고 누리는 사람들이 마음의 여유를 갖고 베푸는 삶을 살아가야 우리 사회가 올바르게 나아갈 수 있다.

이번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재벌기업들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사회적 책임감을 가슴에 새길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대한항공 '땅콩 회항'으로 인해 국가 신뢰도는 물론 국민들 절망감까지 사회적 비용이 너무나 크다.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조양호 회장의 사퇴론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책임 있는 후속 대책을 내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