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대한항공 눈치보기?… 조사 공정성 논란
국토부 대한항공 눈치보기?… 조사 공정성 논란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4.12.15 12: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땅콩 회항' 사건과 관련해 국토교통부가 당시 항공기에서 내쫓긴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을 15일 오전 10시 보강조사할 계획이었나 조사가 연기됐다.ⓒ연합뉴스

국토교통부의 대한항공 '물조사'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사건 당시 비행기에서 쫓겨난 박창진 사무장 등을 상대로 한 국토부의 조사가 허술하다는 비판이 거세다.

박 사무장은 12일 검찰 조사에서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욕설에 폭행까지 했으며 회사 측이 조직적으로 거짓 진술을 강요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그는 나흘 전 국토부 조사에서는 폭행등이 없었다고 말해 진술이 엇갈렸다.

이로 인해 국토부는 박 사무장을 15일 오전 10시 다시 불러 보강조사를 할 계획이었으나 사무장이 응하지 않아 이날 조사가 불발됐다.

특히 박 사무장은 KBS 인터뷰에서 대한항공 측이 '국토부의 조사 담당자들이 대한항공 출신이라 회사 측과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며 압박하기도 했다고 전한 바 있다.

실제로 국토부의 조사단 6명 가운데 항공안전감독관 2명은 대한항공 출신으로 확인됐다.

그러자 애초 이 회사 출신들을 조사단에서 배제할 수 있지 않았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토부는 이에 대해 대한항공 출신 감독관 2명은 램프리턴의 적정성, 관제탑과의 교신내용 등 전문 기술적 부분만 담당한다고 해명했다.

국토부 항공안전감독관 16명 가운데 대부분이 대한항공 출신이며 아시아나항공 출신은 소수이기 때문에 특정항공사 출신을 배제하기는 어렵다는게 국토부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국토부는 사건 초기 조사부터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조 전 부사장의 법규 위반 여부를 밝히려는 의지가 약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스러운 눈길을 받았다.

박 사무장은 국토부 조사 출석 과정부터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국토부에서 직접 연락을 받고 나간 것이 아니라 회사를 통해 연락을 받고 출석했다는 것이다.

이번 국토부 조사와 관련 이노근 의원은 "국민을 우롱하는 대한항공도 문제지만 국토부도 초기 대응부터 허둥대더니 조사과정에서도 공정성을 의심받고 있다"면서 "국토부는 투명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검찰 수사와 상관없이 관련자에게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대한항공 승무원들도 '국토부와 대한항공의 짜맞추기 조사'를 의식하고 폭언 폭행에 대해 발언하지 않았다"면서 적극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국토부는 이번주 중으로 검찰에 조사 결과를 통보할 방침이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