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문건유출' 혐의 최 경위, "억울하다" 유서 남겨
'靑 문건유출' 혐의 최 경위, "억울하다" 유서 남겨
  • 한철전 기자
  • 승인 2014.12.14 10: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4장 분량 유서에 '책임을 경찰로 몰라간다" 취지 글 남겨
유족 "'언론사 보도 동향 보고한 죄 밖에…한화 관계자에 이메일 보낸 적 없다'며 억울함 호소했다"

▲ 청와대 문건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최모 경위가 13일 오후 경기도 이천에서 숨진 채 발견된 차량. ⓒ연합뉴스

청와대 문건유출 혐의를 받는 서울지방경찰청 정보1분실 최모(45) 경위가 숨진 채 발견됐다.

13일 오후 2시30분경 경기도 이천시 설성면 장천리 한 주택 앞에 세워진 승용차 운전석에서 최 경위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 곳은 최 경위의 고향집 부근으로, 최 경위는 14일까지 휴가를 낸 상태였다. 

최 경위는 전날 집을 나가면서 지인에게 '고향에 바람 좀 쐬고 오겠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최 경위를 발견하고 신고한 목격자는 "아버지가 거주하던 이천 집에 가끔 오는데 오늘 와보니 집 앞에 주차된 차 안에 사람이 죽어 있다. 차안에 번개탄도 있고 피도 보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발견 당시 차 안 조수석 바닥에서는 다 탄 번개탄 1개가 놓인 화덕이 있었고, 최 경위의 왼쪽 손목에는 흉기에 의한 자해 흔적과 출혈이 있는 상태였다.

또 무릎 위에는 노트 14장 분량의 유서가 있었다.

경찰은 차량에 외부 침임흔적이 없는 점, 시신에 외상이 없는 점 등, 유서가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봤을 때, 최 경위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 13일 오후 청와대 문건을 유출한 혐의를 받아오다 숨진 채 발견된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최모 경위의 시신이 안치된 경기도립의료원 이천병원에서 최 경위의 친형이 유족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최 경위가 남긴 유서에는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또 문건 유출 혐의에 대해서는 '책임을 경찰로 몰아간다. 억울하다'는 취지의 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경위의 시신이 임시 안치된 경기도립의료원 이천병원에서 한 유족은 "(최 경위는)최근 가족과의 통화에서 '언론사 보도 동향을 (경찰내부에)보고한 죄밖에 없다. 한화 관계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낸 적도 없는데 경찰에게 (문서유출)책임을 돌리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검시관 검시결과 사인은 번개탄으로 인한 일산화탄소 질식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이 나왔다. 왼쪽 손목에 난 자해 흔적은 직접적인 사인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최 경위는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의 문건을 외부로 유출한 혐의로 지난 9일 체포됐다가 12일 구속영장이 기각돼 풀려났다.

[신아일보] 이천/한철전 기자 cjhan20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