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조양호 회장 "자식 교육을 잘못해 죄송하다"
한진그룹의 호텔사업을 이끌며 재계의 주목을 받던 조현아 부사장의 당당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침통함만 가득한 그에게 이제는 '땅콩 부사장'이라는 별명만이 따라다닌다.
딸의 잘못을 같은날 고개를 숙여 사과해야만 했던 조양호 회장도 어두운 낯빛은 숨길 수 없었다.
12일 오후 3시 서울시 강서구 방화동 김포공항 내에 있는 항공철도 사고조사위원회 출석을 위해 모습을 드러낸 조현아 전 부사장은 시종일관 침통한 얼굴로 고개를 푹 숙인 채 작은 목소리로 사과의 뜻을 밝혔다.
200여명에 가까운 취재진 앞에 선 조 전 부사장은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죄송합니다"라며 힘겹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기내에서 고성을 지르거나 욕설을 했느냐는 질문에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만 답했다. 기장화 합의하에 사무장을 하기시켰냐는 물음에도 "조사 과정에서 답변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견과류를 서비스했던 승무원과 비행기에서 내쫓긴 사무장에게는 직접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의 거취에 대해서는 "모든 자리를 다 포기하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며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후 "사과를 너무 늦게 한 것이 아니냐" 등의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조사를 받기 위해 국토부 건물로 곧바로 들어갔다.
조 전 부사장과 마찬가지로 조 회장도 고개를 푹 숙인 채 기자들의 질문에 응했다. 특히 짤막한 답변으로 일관해 말을 아끼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조 회장은 이번 사태의 원인에 대해 "제가 교육을 잘못시킨 것 같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 자리에 대해선 "공적인 자리인 만큼 혼자 결정할수 잇는 상황이어서 올림픽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조 전 부사장과 조 회장이 한날 잘못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에 나선 것은 이번 사태가 알려진지 4일만이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인천으로 가는 KE086 항공기가 이륙을 준비하던 중 기내 서비스에 문제가 있다며 담당 사무장을 내리게 해 '월권' 논란이 제기됐다.
조 전 부사장은 이번 일로 큰 비난을 받았지만 사과하지 않고 사무장에게 잘못을 돌리는 태도를 보여 여론의 뭇매를 맞앗다.
한편 국토부는 조 전 부사장을 상대로 고성이나 욕설 등이 있었는지, 램프리턴(비행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는 일) 경위, 승무원이 비행기에서 내리게 된 경위 등을 조사한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