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연 2.0% 동결…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한은 기준금리 연 2.0% 동결…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 전민준 기자
  • 승인 2014.12.1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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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 시작을 알리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연합뉴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연 2.00%로 2개월 연속 동결됐다.

한은은 11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본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8월과 10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내린 만큼 당분간은 그 효과와 경기 흐름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그간의 기준금리 인하로 늘어난 가계대출과 전세금 상승도 추가 인하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도 이달 기준금리는 현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예상해왔다.

금리 인하 효과는 4∼6개월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만큼 한은이 경제지표를 좀 더 지켜보고 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한은은 금융위기 때인 2008년을 제외하고 자금 이동이 많은 12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한 적이 없다.

앞서 단행한 두 번의 기준금리 인하는 얼어붙은 경제 주체들의 심리를 녹이고 수요를 자극하는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최근 국내외 경기동향' 자료에서 "국내 경기는 심리 지표가 부진한 가운데 경기 회복 모멘텀이 강하지 않은 모습"이라며 "소비와 설비투자 등 내수 부문의 개선세도 미흡하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자 그간 금리 인하를 직간접적으로 압박해 온 정부도 경제 구조개혁으로 초점을 옮기고 통화정책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8월 초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와 기준금리 인하 이후 급증세를 보인 가계부채도 추가 인하 결정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지난 1∼7월 은행의 월평균 가계대출은 1조6천억원이었는데, 올해 8∼10월 월평균은 5조2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번 달 금리가 동결됐지만 한은이 내년에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기대감은 살아있다.

엔화 약세로 일본 기업과의 경쟁이 심화한 데다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유럽의 경기 둔화 우려가 높아지는 등 대외 환경도 좋지 않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전날 발표한 '2015년 경제 전망'에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한국은행(3.9%)보다 0.4%포인트 낮은 3.5%로 제시했다.

KDI의 비관적 전망은 무엇보다도 부진한 민간소비 때문이다. KDI는 내년 민간소비 전망치를 3.2%에서 2.3%로 1% 가까이 낮추면서 당분간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1.0%를 기록하는 등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도 추가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주장의 배경이 되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기준금리가 내년 1월에 1.75%로, 4월에는 1.50%로 두차례에 걸쳐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초유의 1%대 기준금리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리 인하에 따른 단기적 효과를 보면, 경기 진작 효과는 크지 않은데 가계부채 증가 등 부작용이 두드러진다"며 "지금은 재정정책의 효과를 지켜보며 추가 인하에 신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전민준 기자 mjje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