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가짜 명품 60% 책임 '짝퉁계 거물' 덜미
동대문 가짜 명품 60% 책임 '짝퉁계 거물' 덜미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4.12.09 15: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짜원단 제조·판매→가방·지갑 등 완제품 만들어 유통…정품시가 6300억원 상당

▲ 9일 서울 중부경찰서에서 관계자들이 짝퉁 원단 유통 및 제작, 판매자를 검거하고 압수한 짝퉁 원단과 완제품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동대문 시장에서 유통되는 '짝퉁'의 60%를 책임지던 '짝퉁계의 거물'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9일 정품시가 수천억원 상당의 가짜 원단과 제품을 제조·공급·유통한 혐의(상표법 위반)로 강모(65)씨 등 2명을 구속하고 박모(62·여)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올해 1월부터 최근까지 루이뷔통, 구찌, 샤넬 등 외국 유명 명품을 모방한 가짜 원단을 제조하고 이 원단으로 정품시가 6300억원 상당의 짝퉁 가방과 지갑 등을 만들어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구속된 강씨는 동거녀인 박씨와 함께 원단 제조업자인 김모(56·구속)씨로부터 가짜 원단을 공급받아 또 다른 김모(56)씨에게 팔았다.

원단을 산 김씨는서울 광진구에 있는 공장에서 짝퉁 가방과 지갑 등을 만들어 동대문시장 중개상인들에게 판매해왔다.

해당 제품은 중개상인들을 거쳐 노점상으로까지 상당량 유통된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들은 이 과정에서 5800여 만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 9일 서울 중부경찰서에서 관계자들이 짝퉁 원단 유통 및 제작, 판매자를 검거하고 압수한 짝퉁 원단과 완제품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들은 공장이 아닌 도로 한복판에서 원단을 주고받거나 주택가 반지하에 제조 공장을 차려 단속을 피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유통된 원단과 제품은 정품과 거의 유사한 'A급' 수준이었다"며 "강씨를 비롯해 이들 중 일부는 30년 전 한 국내 가방 제조회사에서 일하면서 알게된 사이로, 올해 초 우연히 만나 범행을 공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들 공장에 보관돼있던 가짜 원단과 제조에 필요한 금형롤러 등 10t(시가 1600억원) 가량을 압수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이 유통하는 가짜 원단은 동대문시장에서 유통되는 양의 60% 정도로 추정됐다.

경찰은 강씨에게 원단을 제공한 업자와 이 원단으로 제품을 만든 업자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