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총리 '정규직 과보호' 발언에 47%가 "공감한다"
경제부총리 '정규직 과보호' 발언에 47%가 "공감한다"
  • 김기룡 기자
  • 승인 2014.12.08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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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해고 조건 완화 '찬성' 43%… 임금피크제 도입 '찬성' 73%

최근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정규직 과보호' 발언에 대해 국민 절반 정도는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경환 부총리는 지난달 25일 기획재정부 출입기자단 정책 세미나에서 "정규직에 대한 과보호가 심각하다"며 "정규직은 과보호하고 비정규직은 덜 보호하다 보니 기업이 겁나서 정규직을 못 뽑고 비정규직이 양산되는 상황"이라고 발언했다.

이로 인해 고용 유연성 강화를 통한 일자리 만들기인가, 아니면 일자리를 하향평준화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갈등을 부추기는 발상인가 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 한국갤럽은 최근 전국 성인 100여명에게 경제부총리의 '정규직 과보호' 발언에 대한 공감 여부를 물은 결과 '공감한다' 47%, '공감하지 않는다'는 36%였으며 17%는 의견을 유보했다고 8일 밝혔다.

세대별로 보면 2030 세대는 '공감한다'(약 47%)와 '공감하지 않는다'(약 44%) 차이가 5%포인트 이내로 입장이 갈렸고, 40대는 절반(51%)이 공감했으나 공감하지 않는다(40%)는 의견도 적지 않았으며, 50대는 공감(53%)이 비공감(27%)보다 많았다.

비경제활동 인구가 많은 60세 이상에서도 공감(38%)이 비공감(25%)보다 많은 가운데 37%는 의견을 유보했다.

현재 임금노동자로 일하는 사람들 중 정규직(312명)은 공감(42%)보다 비공감(50%) 응답이 약간 더 많았고, 비정규직(148명)은 공감(49%)이 비공감(33%)보다 많아 고용형태별 입장 차를 보였다.

● 정규직 해고 조건 완화, '찬성' 43% vs. '반대' 46%

정규직 해고 조건 완화 주장에 대해서는 '기업이 유연하게 고용할 수 있어야 일자리가 늘어나므로 찬성' 43%, '좋은 일자리마저도 나쁘게 만들 수 있어 반대' 46%로 찬반이 양분됐고 11%는 의견을 유보했다.

정규직 해고 조건 완화 찬성 의견은 50대 이상(약 54%), 새누리당 지지층(56%), 자영업 종사자(55%)에서 많았고, 반대는 40대 이하(20대 64%, 30대 52%, 40대 57%),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54%)과 무당층(52%), 학생(66%)과 화이트칼라(59%) 직군에서 많았다.

임금노동자 고용형태별로 보면 현재 정규직 종사자는 찬성 34%, 반대 59%였고, 비정규직에서도 찬성(41%)보다 반대(47%)가 좀 더 많았다. 현재 비정규직 종사자 다수가 정규직 전환을 바라는 입장임을 감안할 때, 당장의 고용 기회 확대 못지않게 정규직의 고용 안정성 역시 중요하게 본 듯하다.

한국갤럽은 정규직 해고 조건 완화가 안 그래도 일자리가 불안한 비정규직을 더 불안한 상황으로 내몰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표출로도 이해된다는 분석이다.

● 임금피크제 도입, '찬성' 73% > '반대' 20%

일정 연령이 되면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을 보장하는 임금피크제에 대한 찬반을 물은 결과 우리 국민 열 명 중 일곱 명(73%)이 찬성했고, 20%는 반대했으며 7%는 의견을 유보했다.

모든 응답자 특성별로 임금피크제 도입 찬성이 60%를 넘었고, 특히 은퇴 시기에 도달한 50대는 82%가 찬성했다. 한편 임금피크제 반대는 저연령일수록 상대적으로 많았다(20대 32%, 30대 26%, 40대 20%).

● 성인 열 명 중 한 명(12%), '지난 한 달간 구직 활동 한 적 있다'

최근 한 달간 취업이나 이직을 위한 구직 활동 경험을 물은 결과, 성인 열 명 중 한 명(12%)이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임금노동자 고용형태별 최근 한 달 구직 경험률은 정규직(10%)보다 비정규직(19%)에서 더 높아 비정규직의 고용 불안정성이 높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단, 이는 통계청이 발표하는 공식 실업률이나 고용보조지표와는 달리 자발적/비자발적 구직 활동을 모두 포함한 자료임에 유의해야 한다.

이번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중 정규직 임금노동자는 31%, 비정규직은 15%, 비임금노동자는 15%였으며, 39%는 일을 하지 않거나 직장에 다니지 않았다.

연령별로 보면 정규직은 30대(54%)와 40대(40%)에 가장 많았고 비정규직은 20대부터 60세 이상에 이르기까지 10% 중반 정도로 비슷한 분포를 보였다. 직업별로는 블루칼라 직군의 58%가 비정규직, 화이트칼라 직군의 82%가 정규직이라고 답했다.

이번조사는 한국갤럽이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3일간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한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자사 전화조사원 인터뷰로 이뤄졌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이다. 
 

[신아일보] 김기룡 기자 press@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