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잡이 중국 어선들… 흑산 홍어 어구 통째로 훔쳐가
마구잡이 중국 어선들… 흑산 홍어 어구 통째로 훔쳐가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4.12.07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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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떼지어 우리 해역으로 몰려든 중국어선이 해상에 설치한 홍어잡이 어구를 통째로 훔쳐가는 절도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사진은 해경이 달아나는 중국어선을 쫓고 있는 모습 (사진=목포해양경비안전서)

최근 떼지어 우리 해역으로 몰려드는 중국어선이 이번엔 홍어잡이 어구를 통째로 훔쳐가 흑산 어민들을 시름에 빠뜨렸다.

해양경찰 해체와 기삭악화를 틈 탄 중국어선들은 우리 황금어장을 그야말로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20년째 홍어를 잡어 온 신안선적 18t 한성호 선장 이상수(51)씨는 7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강풍 특보에 이어 풍랑 특보 등 일주일째 계속되는 기상 악화로 바다에 쳐 놓은 주낙이 걱정된다"며 "기상악화로 홍도 인근 해상으로 피항온 중국어선 600여 척이 이미 주낙등 고가의 어구를 훔쳐갔을 것으로 짐작되지만 바다로 나가지 못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 씨는 최근 수천만원어치의 어구를 통째로 잃어버렸다.

대광호(22t) 역시 어구 피해를 봤다. 보름전 3천만원어치의 어구를 잃어버렸다. 인근에서 불법 조업하는 중국어선이 훔쳐간 것이라고 대광호 선장 최용화씨는 주장했다.

최씨는 어구 분실 피해가 잇따라 주낙을 설치한 뒤 지키기도 했지만 소용이 없다고 했다. 기상 악화로 잠시 피항한 틈을 타 중국어선이 훔쳐간다고 말했다. 수백 척씩 떼 지어 몰려다녀 무서워서 눈을 뻔히 뜨고도 당하는 일도 있다고 했다.

최근 홍도 홍어잡이 어선 6척 모두 적게는 1000만원에서 최고 6000만원어치의 어구 분실 피해를 봤다.

올해 유독 피해가 많은 것은 해경 해체와 함께 중국어선이 우리 영해를 휘젓고 다니지만 힘이 빠진 해양경비안전서의 단속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작은 그물코를 이용, 치어까지 남획하던 중국어선이 이제는 고가의 어구를 훔쳐가면서 어민들의 생계 위협을 받고 있다.

한 어민은 “중국어선 때문에 홍어 황금어장으로 나가지 못하고 홍도 근해에서 조업하고 있다”면서 하루빨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어구 분실과 기상악화로 조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홍어 값이 올랐다. 8㎏짜리 암컷 한 머리에 60만원을 호가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만원 정도 높은 가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