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 분신 압구정 아파트, 용역업체 바꾸기로 최종 결정
경비원 분신 압구정 아파트, 용역업체 바꾸기로 최종 결정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4.12.04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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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의 선행에 대해선 모두 '침묵'… "배신감 느껴"

▲ 경비원 분신 압구정 아파트 용역업체 바꾸기로 최종 결정, 주민들의 선행에 대해선 모두 '침묵'… "배신감 느껴"

[신아일보=김가애 기자] 50대 경비원이 분신해 숨진 서울 압구정 S아파트 입주민들이 현재 경비원들의 해고를 결정했다.

이들은 지난달 19~20일 전원 해고 예보 통보를 경비원 78명 등 노동자 106명이다.

동대표회장 이모(73)씨는 3일 저녁 입주자대표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현재 용역업체와는 더이상 위수탁 관리계약을 맺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의 배경에 대해 이 회장은 "각종 비리와 관리부실도 경비원 이모(53)씨의 분신 사건이 발생하기 전부터도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다는 내부적 공감대가 형성돼있었다"며 "이번 사건도 우울증 환자를 취약한 지역에 배치한 것 자체가 관리능력에 문제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근무 중인 경비원이나 환경미화원 등의 고용승계 여부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고 답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내년부터 경비업무에도 최저임금 100%가 적용되면서 경비원 인건비가 연간 10억원대 후반에서 25억원으로 32%가량 늘 것이란 이야기도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회장은 "인건비 자체는 문제가 아니었다"면서 "먹지 못할 물건을 던졌다는 등 주장만 이어질 뿐 개인적으로 딱한 사정의 경비원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항상 따뜻한 차와 음료 등을 나눴던 주민들의 선행에 대해선 누구도 입을 열지 않는데 깊은 배신감을 느낀 것이 크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3000만원 가까이를 모급해 유족에게 전달했지만 이 또한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따라 S아파트측은 조만간 현재의 용역업체를 대체할 새 업체 선정 작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전자경비시스템 도입을 검토 중인 만큼 경비인력에서 고령자 비중이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이 아파트 경비원들은 지난달 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통해 파업을 잠정 결정하고, 서울지방노동위에 노동쟁의조정신청을 한 상태다.

한편, 이 아파트에서 일했던 이모(53)씨는 지난달 7일 오전 9시30분경 자신의 몸에 인화물질을 뿌린 뒤 불을 붙여 전신 3도 화상으로 치료를 받아오다 한달 만인 이달 7일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