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링해 수색 난항…실종자 가족 "추가조업이 사고원인"
베링해 수색 난항…실종자 가족 "추가조업이 사고원인"
  • 온라인 편집부
  • 승인 2014.12.02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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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명뗏목 찾았으나 실종선원 발견못해…수색 장기화 우려
美·러와 공조, 수색 선박·항공기 추가 투입
▲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 상황실에 '오룡호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설치돼 직원들이 분주히 사태 파악에 나서고 있다. 뒤에 보이는 것은 사고지점 해역도.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사조산업의 명태잡이 어선 '501오룡호'가 침몰한 데 대해 악천후 상황에서 무리한 추가 조업 때문에 빚어진 사고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 실종 선원 가족은 2일 사조산업 임원들이 사고와 수색·구조 작업 상황을 브리핑한 자리에서 "사고 전 통화에서 할당받은 어획량을 다 잡았는데 선사에서 추가 조업지시를 했다고 들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다른 가족들은 "배가 기울기 시작하고 나서 완전히 침몰할 때까지 4시간 이상 여유가 있었는데 선사에서 퇴선 명령을 제때 하지 않고 선원구조 준비도 제대로 못 해 참변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 자리에선 "지은 지 40년 가까이 돼 쓰지도 못하는 배를 외국에서 사와 수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조업시킨 게 문제"라는 비판도 나왔다.

사고 해역에서는 이날 오전 4척의 선박과 함께 미국 해양경비대 소속 비행기가 동원돼 수색이 재개된 데 이어 러시아 구조본부도 항공기 투입을 준비하고 수색 선박도 6척이 추가 파견되는 등 수색작업을 강화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오후들어 초속 25m의 강풍과 6∼7m의 파도가 몰려와 수색이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자칫 잘못하다가는 수색이 장기화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 사고 인근 해역에서 오룡호의 것으로 추정되는 구명뗏목 1대를 건져올렸으나 실종 선원은 발견되지 않았다.

임채옥 사조산업 이사는 "날씨가 워낙 나빠 수색을 하는 배가 방향을 전환하기도 어려울 정도"라며 "러시아 경비정이 기상악화로 수색을 중단했으며 미국 헬기도 사고해역을 둘러봤으나 바람이 강해 수색작업을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고 해역은 수온이 영하 0도 안팎에 불과하고 실종 선원 52명 가운데 대부분이 급박한 상황에서 미처 구명 뗏목에 타지도 못한 채 구명동의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구조 골든타임'을 놓치면 생존을 장담하기 심각한 상황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수온이 0도 정도일 경우 체온 유지를 위한 특수복을 착용하지 않으면 15분 이상 견디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인근 국가 등의 협조를 구해 선원 구조와 수색작업을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하도록 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외교부는 미국·러시아 등과 긴밀한 수색공조 등을 위해 주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관 직원 2명을 사고 해역에서 가장 가까운 러시아 추코트카 항구로 파견한 데 이어 조만간 신속대응팀 2명을 추코트카 항구나 캄차스키 항구로 보낼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