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사조산업 '오룡호' 실종 선원 가족 "선사 퇴선 명령 늦었다"
침몰 사조산업 '오룡호' 실종 선원 가족 "선사 퇴선 명령 늦었다"
  • 김가애·김삼태 기자
  • 승인 2014.12.0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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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침몰까지 4시간 이상 여유 있었는데 선사서 퇴선 명령 제때 안해" 주장

▲ 2일 오전 부산 서구 사조산업 부산지사에서 열린 오룡501호 침몰사고 브리핑에서 김정수 사장(왼쪽)이 수색상황 등 실종 선원 가족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신아일보=김가애·김삼태 기자]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조업 중 침몰한 사조산업 '501 오룡호' 실종 선원 가족들이 선사에서 퇴선 명령을 제때 하지 않아 참변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실종 선원 가족들은 2일 오룡호 선사인 사조산업 임원들이 사고와 수색·구조작업 상황을 브리핑 한후 "배가 기울기 시작하고 나서 완전히 침몰할 때까지 4시간 이상 여유가 있었는데 선사에서 퇴선 명령을 제때 하지 않고 선원구조 준비도 제대로 못 해 참변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선원 가족들은 "선사에서는 퇴선 명령을 선장 몫으로만 돌리는데 위기상황에서는 본사에서 퇴선 명령을 해줘야한다"며 "배에 이상이 생겼으면 구조작업이 가능한 큰 선박을 이동시켜 우선적으로 선원을 구조하는 데 전력을 기울였어야 했는데 조치가 늦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임채옥 사조산업 이사는 "바다 상황은 현장에 있는 선장이 판단, 조업 여부를 결정한다"면서 "사고 직후 다른 배들을 사고해역으로 보내려 했으나 파도가 높아 제 속도를 내지 못했다. 퇴선 명령이 오후 4시에야 내려진 것은 501오룡호 측에서 펌프를 이용해 물을 퍼내 선박이 어느 정도 복원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고 답변했다.

501 오룡호의 노후화도 사고의 원인 아니겠느냐는 주장도 나왔다.

▲ 러시아 극동 서베링해에서 선원 60명을 태운 트롤선 '오룡501호'가 침몰한 가운데 2일 오전 사고 선박 선사인 사조산업 부산지사에서 김정수 사조산업 사장이 브리핑을 마친 뒤 실종 선원 가족들에게 고개를 숙인 뒤 머리를 감싸쥔 채 퇴장하고 있다.
한 선원의 사족은 "건조한 지 40년 가까이 돼 쓰지도 못하는 배를 외국에서 사와 수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조업시킨 게 문제"라면서 "사고 전 통화에서 할당받은 어획량을 다 잡았는데 선사에서 추가 조업지시를 했다고 들었다. 추가 조업 지시 때문에 노후선박이 악천후에 조업에 나섰다가 사고가 난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에 대해 사조산업 측은 "관련 서류와 기록을 검토해보고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또 "밤샘 수색·구조작업을 했다는 것도 믿지 못하겠다"고 항의했다.

구명장비의 작동 여부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했다.

김정수 사조산업 사장은 "실종된 선원 가족들과 국민에게 죄송하다"며 "실종 선원 수색·구조에 온 힘을 다하겠다"고 고개숙이며 사과했다.

한편 2일 아침 어느 정도 회복됐던 사고 해역 날씨는 다시 나빠져 사실상 수색·구조이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조산업 임채옥 이사는 "현재 사고해역에는 초속 25m가 넘는 강풍에 파도가 6∼7m 정도로 높게 일고있다.배 방향을 바꾸기도 어렵고 맨눈으로 부유물로 식별하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 경비정도 수색작업을 중단하고 대기 중이며 미국에서 온 수색 헬기도 강풍에 수색작업을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