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펜션 화재, "바비큐장에 소화기 한 대 없어"…'또' 인재
담양 펜션 화재, "바비큐장에 소화기 한 대 없어"…'또' 인재
  • 김광찬 기자
  • 승인 2014.11.16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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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면적 1000㎡ 미만 안전 점검대상 아냐…2차례 위생점검만
바닥은 나무·벽은 샌드위치 패널·지붕은 억새…화재에 매우 취약

▲ 15일 오후 전남 담양군 대덕면의 모 펜션 바비큐장에서 불이나 투숙객 4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진은 화재 진압 직후인 16일 새벽 수색을 진행하는 소방대원들의 모습.

[신아일보=담양/김광찬 기자] 화재로 4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한 전남 담양의 펜션 화재는 역시나 안전불감증에 의한 인재(人災)나 다름없었다.

16일 담양군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A펜션은 연면적이 1000㎡에 못 미쳐 안전 점검대상에서 벗어나있었다.

2005년 5월 숙박업 허가를 받아 영업을 시작한 펜션은 위생점검 대상에만 포함돼 1년에 2차례 위생점검만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편션에는 2~6명 정원의 별채형 황토 객실 9채가 붙어있었고, 2층짜리 일반 건축물 형태의 본관이 있다.

불이 난 바비큐장은 바닥은 나무, 벽은 샌드위치 패널, 지붕은 억새로 돼 있어 화재에 매우 취약한 구조였다.

한 생존자는 숯불에 붙은 불을 끄겠다며 누군가 화로에 물을 붓는 순간 불길이 천장으로 옮아 붙으면서 급격히 확산했다고 진술했다.

숯불 등 화기를 다루는 데다 구조물도 화재에 취약했던 바비큐장에는 변변한 소방 시설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생존자는 "소화기가 한 대밖에 없었고, 그 마저도 바비큐장이 아닌 다른 건물에 있었다"고 진술했다. 또 "겨우 찾은 소화기로 진화를 시도했지만 작동이 잘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 15일 오후 전남 담양군 대덕면의 모 펜션 바비큐장에서 불이나 투숙객 4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을 입었다. 화재 진압 직후 브리핑하는 담양소방서 측의 모습.
불은 고기를 굽던 기름과 불똥이 지붕에 튀면서 순식간에 56㎡ 규모의 바비큐장 전체로 번졌다.

하나뿐인 출입구도 26명이 한꺼번에 탈출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출입구는 성인 남성 한명이 겨우 통과할 만한 크기였다.

불길이 번지던 바비큐장을 빠져나오지 못한 이들이 입구에서 내미는 손을 잡으려다 손에 화상을 입기도 했다.

지난 15일 오후 9시45분경 전남 담양군 대덕면 모 펜션에서 화재가 발생해 50여분 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투숙객 4명(남성 3명, 여성 1명 추정)이 숨지고 펜션 주인 최모(55)씨와 투숙객 장모(20)씨 등 6명이 부상을 입고 광주 소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투숙객은 총 26명으로, 대부분 전남 나주 동신대학교의 패러글라이딩 동아리 소속 재학생과 졸업생인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4명은 모두 한 곳에서 발견됐으며 이중 3명은 동신대학교 졸업생, 1명은 재학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생존자들과 펜션 관계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화재 경위를 조사 중이다.

또 사망자의 정확한 신원확인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검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