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구 절반 이상 빚지고 산다… 평균부채 6천만원
우리나라 가구 절반 이상 빚지고 산다… 평균부채 6천만원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4.11.1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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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노년층 중심 빚 빠르게 늘어… 은퇴연령층 빈곤율 50% 넘어
대출가구 72% "원리금 부담스럽다"…상환불가 응답도 7%

[신아일보=전호정 기자] 지난 3월말 현재 우리나라 절반 이상의 가구당 부채가 6000만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가구의 자산 상위 20%가 자산의 59%를 보유하고 있을 만큼 부의 편중은 심각하고 은퇴 연령층 가구의 빈곤율은 50%를 훌쩍 넘어섰다.

통계청,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014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3월 말 현재 우리나라 가구당 보유자산은 3억3364만원, 부채는 5994만원으로 집계됐다. 자산은 지난해에 비해 2.1% 증가했고 빚은 2.3% 늘었다.

30세 미만 가구주의 부채는 1401만원에서 1558만원으로 1년간 11.2%, 30대는 4890만원에서 5235만원으로 7.0%나 증가했다.

60세 이상 가구주의 대출도 4201만원에서 4372만원으로 4.1% 증가했다.

이는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층과 노후소득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노년층이 빚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체 가구의 59.1%가 금융부채를 보유한 가운데 보유가구의 21.3%가 1000만원 미만, 20.1%가 1000만∼3000만원, 12.9%가 3000만∼5000만원, 9.6%가 5000만∼7000만원, 6.3%가 3억원 이상의 부채를 갖고 있었다.

부채 용도로는 주택 마련 목적이 36.0%로 가장 많았지만 사업자금이나 생활비 용도로도 각각 25.7%, 6.2%를 쓰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1년 후 부채 전망에 대해서는 변화없을 것이라는 응답이 57.5%,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이 10.8%를 차지하는 등 비관적 전망이 많았다.

금융부채를 보유한 가구 중 '원리금 상환이 부담스럽다'고 응답한 가구가 71.8%(매우 부담 24.3%, 약간 부담 47.5%)로 1년 전보다 1.6%포인트 늘었다. 6.9%는 아예 '상환 불가능' 답변을 내놨다.

가구의 평균 자산은 3억3364만원으로 1년 전보다 2.1% 증가했다.

순자산 5분위별로 보면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평균 자산이 9억8223만원으로 전체 자산의 58.9%를 점유했다.

하위 20%인 1분위의 자산점유율은 전체의 1.7%에 불과할 만큼 계층별 양극화가 심각했다.

상용근로자가 가구주인 가구의 자산은 3억5116만원으로 임시일용근로자 가구( 1억3462만원)의 3배 가까운 수준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가구당 자산 규모가 4억6568만원으로 전국 평균(3억3364만원)에 비해 1억3204만원 많았다. 서울은 가구당 평균 부채도 8785만원으로 전국 평균 부채(5994만원)보다 46%나 많았다.

지난해 가구의 평균 소득은 4676만원으로 전년대비 4.4%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구지출(3151만원) 중 소비지출은 2307만원으로 1년 전보다 0.2% 증가하는데 그쳤다. 소득은 늘었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이나 대출 상환 등으로 소비에 쓰는 돈은 변함이 없는 것이다.

가계소득이 중위소득의 50% 미만인 빈곤인구는 16.4%를 기록했다. 6명 중 1명이 빈곤하다는 의미다.

특히 은퇴 연령층 가구의 빈곤율은 53.1%에 달했다. 가구 내 취업자가 없는 경우 빈곤율은 75.9%로 취업자가 있는 경우의 34.9%와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가구주의 예상 은퇴 연령은 66.2세였지만 실제 은퇴 연령은 61.3세로 은퇴 시기가 예상보다 5년 빠른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