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오바마, 소파 앉아 20분 회담 "北 비핵화 노력 강화"
朴대통령-오바마, 소파 앉아 20분 회담 "北 비핵화 노력 강화"
  • 장덕중 기자
  • 승인 2014.11.11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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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서 4번째 정상회담 개최 굳건한 한미공조 과시
막판까지 회담 조율 이례적 상황 연출…배석자는 서서 회담 지켜봐
▲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1일 오후 중국 베이징 외곽 옌치후의 ‘국가회의센터’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환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아일보=장덕중 기자] 제22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 베이징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1일 오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북핵을 포함한 한반도 정세 및 글로벌 과제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네 번째 한미정상회담은 역대 회담과 비교할 때 다소 단출하게 이뤄졌다.

두 정상은 이날 오전 베이징 시내에서 60㎞ 떨어진 휴양지 옌치후(雁栖湖)의 옌치호텔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업무오찬을 마친 직후인 오후 2시께(현지시간)부터 같은 호텔의 공간을 빌려 20여분간 마주 앉아 북핵문제 등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북핵문제와 관련, 북한의 행동을 바꾸기 위해서는 관련국의 단합된 입장이 매우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북한 비핵화를 위한 필요한 노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고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이 전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중국 측의 북핵 불용에 대한 의지가 과거 어느 때보다도 확고하다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2명이 최근 석방된데 대해 직접 박 대통령에게 설명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통일 기반 구축을 위한 최근의 노력에 대해 설명하면서 지난 4월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이래 정부의 통일 구상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지에 사의를 표명했다.

이와 함께 두 정상은 지난 3월 헤이그에서 개최된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을 상기하고, 한미일 3국간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박 대통령의 동북아평화협력구상과 관련해서도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에볼라 퇴치 및 외국인테러전투원 등 각종 글로벌 도전에 대처하는데 있어 오바마 대통령이 보여준 리더십이 매우 인상깊다고 평가하고, 에볼라 퇴치를 위한 보건인력 파견 등 한국 정부의 기여 노력과 내년 글로벌 보건안보 회의에 한국 개최 계획을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의 지원과 리더십에 대해서 환영했다. 두 정상은 앞으로도 글로벌 문제 분야에서 계속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박 대통령이 한중 FTA(자유무역협정)의 실질적 타결선언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에게 설명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이날 회담이 성사되기까지 한미 양측은 일정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각국 정상들의 일정이 분 단위로 촘촘하게 짜여진 다자회의의 특성상 두 정상이 공통으로 비는 시간을 잡아내기가 쉽지 않아서였다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회담 직전까지도 회담 시간과 장소, 형식 등이 확정되지 않는 이례적 장면이 연출됐다.

이처럼 한미 양측이 회담 시간을 놓고 막판까지 조율을 거친 탓에 회담 형식도 예전과는 달리 간소하게 꾸며졌다.

우리나라나 미국에 있어 한미 정상회담이 지니는 무게감이나 상징성에 비해 이날 양국 정상의 네번재 회담은 비교적 약식으로 이뤄진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미 정상회담 무산 가능성마저 점쳐지는 등 조율이 어려움을 겪은 점을 들어 한중 FTA(자유무역협정)의 실질적 체결선언 등 '한중 밀월'이 한미 정상회담 개최에 다소 부담을 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았다.

반면 박 대통령이 취임 2년도 안된 시점에 오바마 대통령과 4번째 정상회담을 함으로써 굳건한 한미관계가 재확인됐다는 평가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