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여수시민이 노래하는 날, 글쎄요?
[기자수첩] 여수시민이 노래하는 날, 글쎄요?
  • 리강영 기자
  • 승인 2014.11.1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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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강영 기자

"여수시민이 노래하는 날, 글쎄요?" 이러한 제하로 글을 써야하는 심정이 착찹하다.

여수시민의 노래와 여수시민의찬가를 제정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서 시작했던 여수시민합창제가 14년을 맞이하고 지난 8일 초라한 시민합창제를 가졌다.

지켜보는 관객이라고는 합창제에 참여한 관계자 외 누구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은 채 쓸쓸한 합창제였다는 것에 대해 이날의 공연을 준비하고 열심히 수개월 동안 연습을 했을 11개 팀 합창단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합창제에 출연하기 위해 비싼 비용을 들여 무대의상을 준비했지만 의상을 갈아입을 장소도 없어 여성은 여성화장실에서, 남성은 남성화장실에서 무대의상을 갈아입어야 했다.

이 뿐인가! 분장은 회관로비에서, 연습 또한 회관로비에서 해야 하는 모습을 보며 이것이 정작 여수시민이 노래하는 날의 모습이었다는 것에 대해 시행정이 얼마나 문화예술에 대해 무관심하고 그저 예산지원만 하면 된다는 행정 편의적 사고방식이 문제가 아닌가 싶다. 이러한 시민합창제라면 차라리 하지마라.

‘아름다운 여수’ ‘행복한 시민’이라는 슬로건으로 민선 6기가 출범 진정 시민의 주권이 우선 될 것으로 알았는데 뚜껑을 열고 보니 그러지 못하다. 시장을 비롯한 모든 공직자들은 가을체육행사를 하느라고 공연장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어디 공연장이 공연장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인가. 회의나 하면 적합할 곳이지 문화공연을 할 곳 이라고 보는가?

여수시민의 노래와 여수시민의 찬가를 제정해 이를 기념하기 위해 시작한 시민합창제를 공연장 모습이 아닌 회의실 수준에서 그것도 시민들의 외면과 무관심에서 쓸쓸한 공연을 했다.

지난해 시민합창제때는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출마예상자들이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표심을 쫓아 공연장을 찾아왔던 입지자들은 당선이후 어디로 갔을까. 당선만 시켜주면 여수의 문화예술에 큰 도움을 주겠다는 그들의 약속은 허공으로 날아가버렸다.

성대하게 열렸던 지난해 합창제와 올해의 시민합창제는 너무나도 대조되는 합창제가 아니었나 싶다.

합창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가? 화합이다. 삼여가 하나로 통합돼 이를 기념하고 하나가 된 뜻을 기리기 위해 시민의 찬가를 제정했다. 하지만 지금의 여수시의 위정자들은 이를 이용해 자신의 목적에만 이용하고 외면해버린 그들의 행위는 용서를 할 수가 없다. 시민은 바라고 있다! 여수시민이 노래를 하는 날! 화합의 노래를 부르는 날 이러한 날을 기다리고 있다.

‘여수시민이 시장입니다’라는 슬로건이 제대로 된 옷을 입는 날, 이날은 시민의 주권을 찾아 문화예술의 정신이 바로서는 날임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