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권 다 어디갔나? 환수율 10%대로 하락
5만원권 다 어디갔나? 환수율 10%대로 하락
  • 이기수 기자
  • 승인 2014.11.09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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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해외 밀반출 요인 거론·자하경제 악용 등 우려커
▲ ⓒ연합뉴스

[신아일보=이기수 기자] 5만원권 환수율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5만원권이 지하경제에 악용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 국감에서도 5만원권 회수율이 논란이 된 가운데,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5만원권 환수율은 2009년 7.3%에서 2010년 41.4%, 2011년 59.7%, 2012년 61.7%로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2013년 48.6%로 하락하더니, 올해 3분기에는 19.9%까지 떨어졌다.

최근 국감에서도 의원들은 5만원권의 낮은 환수율을 언급하면서 세금탈세, 뇌물 등의 목적으로 5만원권이 지하경제에 악용된다고 주장했다.

정무위원회 소속 홍종학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5만원권 환수율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면서 “뇌물 등 음성적인 부의 축적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높아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해외 밀반출에서도 5만원권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에 따르면 밀반출 도중 적발된 원화 가운데 5만원권은 666억4600만원으로 전체의 94.1%를 차지했다. 1만원권은 5.9%였으며, 5000원권과 1999원권은 비중이 미미했다.

이에 대해 기재위 소속 박덕흠 의원(새누리당)은 “5만원권의 해외 밀반출의 비중이 높은 것도 저조한 환수율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환수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홍 의원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5만원권에 제조연도를 표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홍 의원은 “제도연도 표시를 통해 5만원권 화폐가 오랫동안 음성적으로 보관되다가 대량으로 시장에 유통되는 것을 방지하고, 연도별로 환수되지 않은 5만원권 양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 측은 “제조연도 표기와 관련한 법안을 발의했다”며 “이 법안이 통과되거나 한은 금통위에서 결정한다면 5만원권 도안이 변경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5만원권 환수율에 대해 정치권 등에서 문제를 제기하자 한은도 지하경제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대응에 나섰다.

환수율이 낮은 이유로 한은은 저금리로 인한 현금선호현상이 높아졌고, 금융기관들이 은행 자동화기기용으로 5만원권을 확보하고 있는 점 등을 거론했다.

그러나 지하경제와 관련된 지적이 계속되자, 5만원권 등 화폐의 거래 및 보유목적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한은 관계자는 “12월 중순까지 관련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라며 “빠르면 올해, 늦으면 내년초 분석결과가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