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무시한 '아이폰6 대란'…유통점은 보조금 어디서 났나?
단통법 무시한 '아이폰6 대란'…유통점은 보조금 어디서 났나?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4.11.0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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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대란 전날 유통점에 개통 장려금 올리고 주말에 전산 열어놔
"'대란' 묵인한 것 아니냐" 지적 빗발…방통위도 "이통사에 불법 방조 책임 있어"

▲ 2일 새벽 기습적으로 발생한 '아이폰6 대란', 경기도 고양시 한 휴대전화 판매점 앞에 소비자들이 '아이폰6'를 신청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신아일보=김가애 기자] 2일 새벽 기습적으로 출고가격 79만9800원짜리 아이폰6 16GB 모델이 일부 유통점에서 10만원 대에 판매되는 '아이폰6 대란'이 벌어졌다.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시행된 지 꼭 한 달만에 벌어진 '대란'이다.

숱한 논란 속에서도 단통법 안정화에 기를 기울였던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당황이 역력한 기색이다. 같은 날 오후 3시경, 방통위는 이동통신 3사(SK텔레콤·올레KT·LG유플러스) 임원들을 긴급소집해 강력 경고했다.

아이폰6 16GB의 출고가격은 78만9800원이고 현재 이동통신사가 공시한 보조금은 20만원 안팎이다. 대리점과 판매점이 15%의 추가 지원금을 내놓는다 해도 가격이 50만원 밑으로 떨어지기는 어렵다.

단통법상 최대 지원금 34만5000원을 적용해도 44만4800원이지만, 대란이 일어난 날 일부 유통점은 현금완납이나 나중에 소비자에게 현금을 돌려주는 '페이백' 등으로 수십만원을 더 지급해 아이폰6를 판매했다.

이는 엄연한 불법으로, 방통위는 이번 아이폰6 대란이 서울 10여 곳의 대리점과 판매점에서만 이뤄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유통점들이 아이폰6를 싸게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은 이동통신사들이 유통점에 지급하는 '장려금' 때문이다.

최근 이통사들은 유통점이 단통법으로 줄어든 고객들로 어려움을 호소하자 개통 장려금을 올렸다. 특히 이번 대란의 원인인 아이폰6에 대한 장려금을 대폭 올렸다.

지원금을 추가 지급한 대리점과 판매점에 대해서는 시정명령과 함께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단통법 15조에는 '이통사 대리점과 판매점이 공시된 지원금을 초과해 지원금을 지급할 경우 이동통신사에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다.

▲ 한 시민이 서울 종로구의 한 KT 대리점에서 아이폰6를 작동해보며 제품과 가입조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단 이통사가 이를 막기 위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제재를 받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 대란의 경우, 통신사가 장려금을 경쟁적으로 올린 만큼 책임을 완전히 회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례적으로 주말에도 전산을 열어놓아 신규·번호이동·기기변경 등이 가능하도록 한 것 역시 주말 감시소홀을 틈타 대란을 일으키도록 묵인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빗발치고 있는 상황이다.

방통위는 대란이 벌어진 날 오후 이통 3사 임원을 긴급 호출해 강력 경고하는 한편 시장조사관을 파견해 보조금 지급 방식과 규모 등을 파악하고 있다.

조사결과 불법의 정도가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정식 시장조사를 거쳐 이통사에 거액의 과징금을 매길 수 있다.

단통법은 불법 보조금 살포 행위에 대해 이통사 매출액의 3%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방통위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이통3사가 공시지원금 상향 등 합법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유통점 장려금을 상승시켜 불법을 방조한 책임이 있다"며 이통사에도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용자 차별 해소'라는 단통법 입법 취지를 정면으로 거스른 이번 대란에 방통위가 어떻게 대처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