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우유 세 잔 이상 마시면 사망 위험 커진다 "진실공방"
하루 우유 세 잔 이상 마시면 사망 위험 커진다 "진실공방"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4.10.30 15:5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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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연구진 "'갈락토스' 성분 산화스트레스와 염증 유발"
전문가들 "한국인의 실태와 맞지 않는 연구 결과… 다양한 요인 분석 없어"
▲ 스웨덴의 한 연구진이 하루 우유 세 잔 이상 마시면 사망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신아일보=전호정 기자] 하루 우유 세 잔 이상 마시면 심장병 등으로 사망할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하지만 이는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지 않는 연구결과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지난 28일(현지시간) 스웨덴 웁살라대학 칼 마이클슨 교수 연구진의 조사 결과, 하루 우유 세 잔(680ml)이상 마실 경우 심장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지난 20년간 여성 6만1000명과 남성 4만5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이 조사에 따르면 하루 우유 세 잔 이상 마신 여성의 조기 사망 위험은 그렇지 않은 사람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골반골절상 등 골절상 비율도 더 높게 나왔다. 반면 남성의 경우 우유의 섭취와 사망률, 골절률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연구진은 하루 우유를 세 잔 이상 마시면 우유에 함유된 '갈락토스'라는 성분이 산화스트레스와 염증을 유발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갈락토스는 당 성분으로 요구르트·치즈 등 발효된 제품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동물 실험 결과 갈락토스가 체내 화학 물질의 불균형이나 염증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취약성 골절을 막기 위해 우유를 많이 마시라는 권고의 타당성에 의문이 제기된다"며 "우유를 많이 마신다고 해서 골절 위험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고 기존의 통설을 반박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 연구가 다소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연구진 역시 이번 연구 결과로 기존의 식품 섭취 방침을 바꾸는 것에는 취약점이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이는 연구 과정에서 조사대상자들의 의료 기록과 식습관에 대한 문답을 조사하는 방식으로 연구가 진행됐지만, 흡연이나 음주 여부, 체중 등 사망 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한편에서는 스웨덴 우유에 들어있는 비타민A가 이 같은 결과를 유발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경상대학교 축산학과 주선태 교수는 "매일 우유 한 잔도 마시지 않는 나라에서 하루 우유 세 잔 이상 기준의 외국 연구결과를 가지고 논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스웨덴은 우유 및 유제품 이외에도 육류소비와 동물성 지방의 섭취가 많기 때문에 우유를 세 잔 이상 마시면 좋지 않지만 한국인에게는 해당이 없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우유 세잔에 해당하는 680ml는 지나치게 많은 양이기 때문에 평소 우유 섭취가 적은 한국인들에게는 이번 연구 결과가 적용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었다.

인제대학교부속 서울백병원 강재헌 교수는 "서양인들은 우유 외에도 다른 유제품을 지나치게 많이 먹고 있어 유지방을 통한 포화지방 과다 섭취가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이지만 한국인의 실태와는 맞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사진=MBN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