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탠덤' 삼성전자·현대차, 3분기 나란히 실적 부진
'탠덤' 삼성전자·현대차, 3분기 나란히 실적 부진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4.10.3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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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압박 국가 분위기 속 4분기 실적 회복 불투명

[신아일보=전호정 기자] 한국 경제의 '탠덤'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가 3분기 나란히 부진한 실적을 나타냈다.

지난주 하락세를 발표했던 현대·기아차에 이어 삼성전자도 지난해 대비 반토막 이상 난 3분기 확정실적을 30일 공개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4조600억원으로 올해 2분기 7조1900억원과 작년 같은 분기 10조 1600억원에 비해 각각 43.50%, 60.05% 감소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5조원을 밑돈 것은 2011년 4분기 4조6700억원 이후 약 3년 만이다.

이는 최근 3년간 삼성전자 전체 실적의 3분의 2가량을 이끌어온 IT모바일(IM) 부문, 스마트폰의 영업이익이 3년 전 수준인 1조7500억원으로 급감한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정점에 도달했던 지난해 3분기 6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4분의 1토막이 난 셈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액 역시 2분기보다 9.27%, 작년 3분기보다는 19.69%$나 줄어든 47조45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매출액이 50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2년 2분기 47조6000억원 이후 2년여 만에 처음이다.

앞서 지난주 실적을 발표했던 현대·기아차의 경우 작년 3분기보다 5.8% 늘어난 173만9253대의 자동차를 팔아 매출(현대차 21조2804억원·기아차 11조4148억원)은 0.7% 늘어났다.

반면 영업이익 합계는 작년보다 18.1% 줄어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현대차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이 환율하락과 파업 등의 여파로 작년 3분기 2조101억원보다 18.0% 감소한 1조6487억원으로 곤두박질 쳤다.

이는 2010년 4분기 1조2천370억원 이후 15분기 만에 최저치다.

영업이익률 역시 작년 동기 9.7%에서 7.7%로 뚝 떨어졌다.

해외 생산 비중이 44%에 불과해 환율 변동에 더 취약한 기아자동차는 영업이익이 현대차에 비해 더 큰 폭인 18.6%나 감소, 2년 만에 최저치인 5666억원으로 떨어졌다.

국내 제조업의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의 실적 부진에 국내 산업계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의 매출이 국내총생산(GDP)의 35% 수준에 이를 정도로 막대한 상황이기에 두 기업의 실적 부진은 국내 산업경제에 큰 파급효과를 미칠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국내외가 저성장, 저물가의 구조적 요인에 엔저, 원화강세 등의 여파로 국내 주요 기업 상당수가 연말 실적목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의 4분기 만회 과정이 평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경우 4분기 모바일과 가전 부문에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지만 IM(IT모바일) 부분이 다시 활기를 띨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한 데다 시장의 중심이 선진국 시장에서 개발도상국 시장으로 넘어가면서 ASP가 떨어지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 위주의 중국 시장에서 화웨이의 집중적인 추격을 받고 있으며, 특히 저가 시장에서는 다른 중국업체 레노버에 이미 추월을 당했다.

현대·기아차 역시 4분기에는 환율여건이 개선되고 임금협상 등의 변수가 사라져 실적을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업체와 치열히 경쟁해야 하고, 국내 시장에서는 수입차의 공세가 더 거세지고 있어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

한 경제 전문가는 "세계 경제가 좋아지면 실적은 어느 정도 회복하겠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게 급선무"라며 "이를 위해서는 국가 정책적인 뒷받침도 중요한데 대기업을 압박하는 분위기가 여전히 존재해 아쉬운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