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나는 ‘은행열매’…알고보니 ‘보약’
냄새나는 ‘은행열매’…알고보니 ‘보약’
  • 온케이웨더
  • 승인 2014.10.27 16: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꼭 익혀 먹어야”…호흡기 질환·혈액순환 개선 효과

     
 

노랗게 빨갛게 물든 ‘가을길’. 높고 파란 ‘가을하늘’. 살랑살랑 부는 ‘가을바람’. 요즘 날씨가 그러하다. 독서의 계절, 사색의 계절이라 불리며 분위기가 한층 가라앉을 법도 하지만 나들이하기엔 좋은 날씨여서 소풍, 야유회, 단풍놀이 등 오히려 활발한 활동을 하는 시기다.
 
따뜻한 차 한잔을 들고 차분한 음악을 들으며 걷고 싶어진다. 이렇듯 주변은 온통 ‘가을’의 울림으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사람들의 산책을 방해하는 이가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은행’. 
 
노란 은행잎을 보고 있으면 가을이 무르익었음을 느끼게 돼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은행 열매가 바닥에 떨어져 길가에 널브러져 있는 은행을 밟기라도 하면 그 특유의 냄새가 인상을 찌푸리게 한다. 사람들의 기분을 들었다 놨다하는 ‘요물’같은 은행에 대해 알아보자.
 
은행잎, 가을 느낌주는 ‘책갈피’…과거엔 농사 풍흉도 점쳐
 
과거엔 은행나무의 잎이 싹트는 모양에 따라 그 해 농사의 풍흉을 점치기도 했다. 특히 은행나무가 밤에 울면 마을에 재앙이 온다거나 도끼질을 하면 피가 나온다는 등의 속설이 전해지기도 한다.
 
자식이 없는 사람이 은행나무에 정성을 드리면 자식을 얻을 수 있다고 믿어 신목(神木)으로도 여겨졌다. 전염병이 돌면 이 나무에 기도를 드려 퇴치를 기원했다. 단풍이 든 은행잎을 아름답다 여겨 책갈피로 사용하기도 했다.
 
또한 문묘와 향교(鄕校) 등에 은행 노거수가 많이 심어져 유학을 상징하는 나무로 여겨졌다. 공자가 은행나무 밑에서 가르쳤다는 고사가 전해지면서 성균관이나 향교 같은 교육기관 대부분에 이 나무가 있다. 그래서인지 학교 및 단체의 상징으로 은행나무가 자주 활용된다. 
 
은행의 딱딱한 껍질 속은 푸른 보약으로 불려
 
일반적으로 은행은 천식, 가래, 기침, 결핵 등의 기관지 및 호흡기 질환 개선에 도움을 준다.
 
또 혈관을 넓히는 역할을 해 혈액순환 개선에도 효능이 있다. 은행에 들어 있는 장코플라본이라는 성분이 혈전을 없애주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고혈압 개선과 치매 등의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다.
 
낮 동안에는 소변을 잘 가리다가 밤에만 오줌을 지리는 ‘야뇨증’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은행은 ‘시안배당체’와 함께 ‘메칠피리독신’이라는 독성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반드시 익혀먹어야 한다. 어른은 하루 10알 미만, 어린이는 2~3알 이내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한편 은행은 ▶은행구이 ▶은행볶음 ▶은행꼬치 ▶은행 돌솥밥 등 손쉽게 할 수 있는 요리 재료이기도 하다.

김태환 온케이웨더 기자 kth1984@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