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총격사건 결론 '단독 테러 범행'
캐나다 총격사건 결론 '단독 테러 범행'
  • 온라인 편집부
  • 승인 2014.10.2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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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로 규정…스티븐 하퍼 총리 "위협에 굴복하지 않을 것"

▲ 캐나다 경찰이 이슬람국가(IS) 트위터 계정에 게시된 것으로 확인한 캐나다 의사당 총기 난사범 마이클 제하프-비보 (CBC방송 홈페이지 화면 캡처
캐나다 정부는 23일(현지시간) 수도 오타와에서 전날 발생한 국회의사당 총격사건을 '테러'로 규정했다.

캐나다 경찰은 이번 총격을 사살된 범인 마이클 제하프-비보(32)의 단독범행으로 잠정 결론지었다. 그가 '고위험 여행객'은 아니라고 밝히면서도 테러 용의자와의 연관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충격이 가시지 않은 오타와에서는 제하프-비보의 총격에 사망한 왕립기마경찰대원 네이선 시리요(24)에 대한 시민들의 추모가 잇따랐다.

스티븐 하퍼 총리는 의회 연설에서 "위협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하퍼 총리 의회연설…대테러 결의 보여
스티븐 하퍼 총리는 이날 오전 하원 연설에서 "캐나다는 위협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경계를 강화하겠지만 겁먹지 않고, 신중하겠지만, 공포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퍼 총리는 "이런 공격들의 목표는 우리나라 안에 두려움과 공포를 주입시키는 것"이라며 이에 당당히 맞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특히 하퍼 총리는 경찰과 정보기관에 더 강력한 테러 관련 감시, 구금, 구속 권한을 부여하는 제도적 정비를 서두르겠다면서 "이런 노력들이 훨씬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이슬람 수니파 원리주의 반군인 '이슬람국가'(IS) 격퇴 작전에 참여하고 있는 캐나다는 이미 캐나다 보안정보국(CSIS)에 '잠재적 테러리스트'의 외국 여행시 이들을 추적, 조사하고 법 위반 시 기소할 수 있도록 하는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하퍼 총리는 "우리는 위험한 시대에 살고 있지만, 조국에 대한 책무, 의회의 활동들은 계속된다"고 강조했다.

연설에 앞서 하퍼 총리는 시리요 대원을 추모하기 위해 전쟁기념탑에 들러 헌화했다. 기념탑에는 이날 여야 정치인과 시민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 22일(현지시간) 캐나다 수도 오타와의 국회의사당에서 총성이 울린 직후 의사당 안에 있던 의원들이 회의장 출입문 앞에 의자를 쌓아 바리케이드를 만든 뒤 긴장한 모습을 하고 있다.
◇경찰 신속한 기자회견…중간 수사결과 발표
캐나다 경찰은 사건 하루만인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사건이 제하프-비보의 단독범행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회견에서 "어제는 제하프-비보가 단독으로 행동했다"고 밝혔다.

앞서 오타와 경찰국장인 찰스 보르들로도 "현재로서는 어제 총격사건이 한 개인에 의해 저질러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경찰이 전날 저녁까지 의사당과 주변 건물들을 폐쇄하고 공범 수색을 벌였으나 단서를 찾아내지 못한데 따른 것이다.

당초 경찰은 공범이 최대 3명까지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경찰은 또 또다른 '테러'로 규정한 최근 퀘벡 주차장에서의 캐나다 군인 대상 차량사고와 이번 총격사건 간에는 연관성을 찾아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제하프-비보는 당국이 수 주 전부터 주시해오던 인물이 아니었고, 경찰이 조사해온 90명의 '고위험 여행객'에도 들어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그가 최근 여권을 신청했고, 이 문제로 지난 2일부터 오타와에 머물렀다고 말했다. 경찰은 그가 시리아로 가려고 했던 것 같다면서 "여권 발급이 늦어지는 게 범행 동기의 일부였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제하프-비보의 이메일이 테러 공격과 관련한 혐의를 받아온 제3자의 컴퓨터 하드드라이브에서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미 CNN방송은 제하프-비보가 급진적 이슬람 교리를 공유하는 캐나다 내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와 연계돼 있다고 보도했다.

▲ 캐나다 왕립 기마경찰대의 밥 폴슨 커미셔너(왼쪽)와 찰스 보르들로 오타와 경찰국장이 23일(현지시간) 오타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타와 국회의사당 총격사건은 사살된 마이클 제하프-비보의 단독범행으로 결론내렸다고 밝히고 있다.
◇이웃들 "범인, 승용차 사려고 해"
경찰은 범인이 지난 2주간 머물렀던 오타와의 한 노숙인 보호소에서 사건 당일 밤 그의 물품을 수거했다.

제하프-비보는 이틀 전, 자신의 승용차가 고장났다면서 "새로운 차를 사고 싶으니 도와달라"고 말했다고 이곳 거주자들이 전했다.

한 거주자는 "그의 행동이 상당히 이상했다"고 말했다.

제하프-비보의 어머니인 수전 비보는 이날 아들의 총격으로 피해를 본 이들을 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AP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내내 울먹이면서, 자신은 아들이 아닌 희생자들을 위해 울고 있으며 이번 공격으로 다친 이들에게 어떤 위로의 말을 전할지 모르겠다고 사죄했다.

◇오타와는 일상으로…의사당 주변 삼엄한 경계 = 캐나다 의회는 평일과 다름 없이 오전 10시 회의를 시작했고 관공서도 정상 가동됐다.

시민들도 외관으로는 일상생활로 돌아온 듯했다.

그러나 '테러공포'는 여전히 오타와 전체를 짓누르고 있다.

특히 의사당 주변에는 이날도 삼엄한 경계가 펼쳐졌다.

이날 하퍼 총리의 헌화 직전 불과 몇m 떨어지지 않은 지점에서 한 남성을 경찰이 제압해 체포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 남성이 경찰의 저지선을 넘어왔으며, 중단하라는 요구를 듣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진·자료=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