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사 사인 1만장 수집 '부산 사인맨'
유명인사 사인 1만장 수집 '부산 사인맨'
  • 김삼태 기자
  • 승인 2014.10.2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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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화 경위, 아이돌부터 대통령까지 총망라
▲ 아이돌, 스포츠선수, 정치인 등을 가리지 않고 유명인사들의 사인 1만여장을 보유한 '부산사인맨' 김치화(48) 경위.

아이돌스타, 스포츠선수, 정치인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유명 인사들에게서 받은 사인을 1만여 장이나 보유한 사람이 있다.

'부산 사인맨'으로 통하는 김치화(48) 씨가 주인공이다.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인기 프로레슬러 천규덕 선수의 친필 사인을 받은 이후 36년간 사인을 모았다. 1년에 대략 270장이 넘는 사인을 받은 셈이다.

김씨는 부산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린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인 수집을 시작했다.

그해 한일 월드컵 대회 때는 4강 신화를 이룬 거스 히딩크 감독과 국가대표 선수들의 사인도 받았다.

프로야구계에서는 몇몇 감독을 빼고는 9개 구단 선수 대부분의 사인을 수집했다. 사인볼만 1200개에 달한다.

미국 메이저리그 류현진·박찬호 선수와 일본 프로야구 무대에서 뛰는 이대호 선수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등 정치인, 빅뱅과 인피니티 등 아이돌 스타에 이르기까지 닥치는 대로 사인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유명인사 사인 1만여장을 수집한 노력이 인정돼 '부산 기네스'에 선정됐고 전시회도 열었다.

김씨의 직업은 놀랍게도 경찰관이다.

현재 부산 서부경찰서 송도지구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올해로 경찰관 생활 26년째로 계급은 경위이다.

김 경위는 많은 양의 사인 수집이 치밀한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딱 한 번 근무 중에 유명인의 사인을 받는 '일탈'을 했다.

부산에서 열린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근무를 서다가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을 산책하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즉석에서 사인을 부탁했다.

김 경위는 "당황스러웠지만 잊혀지지 않는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김 경위가 가장 아끼는 사인은 미국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활약 중인 추신수 선수의 풀세트 사인이다.

사인 하나만 받기도 어려운데 수차례에 걸쳐 야구모자, 유니폼, 방망이, 공, 사진 등 5가지에 추 선수의 사인을 담은 것이다.

그가 사인을 가장 받고 싶다고 밝힌 인물은 의외였다.

사인을 아끼기로 소문난 기아 타이거스 선동렬 감독과 함께 여성 최연소로 자동차정비기능사 자격증을 딴 부산의 여중생 조연진(14) 양을 꼽았다.

김 경위는 "류현진 선수도 그렇고 내가 사인을 받은 인물들은 모두 대성공을 거뒀다"며 "조 양은 독학으로 자격증을 땄다는 사실이 대단하고 앞으로 큰 인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딸이 다닌 중학교에서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안전 드리머' 활동도 하는 김 경위는 "내가 가진 아이돌 그룹의 사인 복사본을 학생들에게 나눠주며 보람을 찾고 있다"며 "앞으로도 사인수집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