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 전선에서 MDL정찰 움직임
북한, 전 전선에서 MDL정찰 움직임
  • 온라인 편집부
  • 승인 2014.10.21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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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지충돌 가능성… 軍 "군사적 도발 단호 대응"

북한이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정찰활동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 MDL 일대에서 남북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일 장성급 군사회담 북측 단장 명의로 발송한 대남 전화통지문을 통해 "앞으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순찰(정찰)활동을 계속하겠다"면서 "남측이 도발할 경우 예상할 수 없는 보복 조치를 취하겠다"고 위협했다.

지난 18일부터 시작된 MDL 일대에서의 정찰활동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표명한 셈이다.

군 당국은 북한이 MDL 일대에서 정찰활동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최근 동·서·중부지역 등 전 전선의 비무장지대(DMZ) 내 북한군 소초에서 움직임이 부산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북측은 18일과 19일에 이어 20일에도 철원군 북방 MDL에서 정찰활동을 벌였다.

군은 북한군이 MDL 북쪽에 설치된 자신들의 철책에 뚫린 '쪽문'을 통해 DMZ 내로 진입할 때부터 감시 및 경고사격 태세에 돌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우리의 '통문'과 달리 철책에 쪽문을 만들어 놓고 DMZ를 출입하고 있다.

남북이 DMZ 내에서 정찰활동을 하는 것은 정전협정에 위반되지 않는다. 다만, MDL 선상에서 장기간 머물거나 상대방이 설치한 푯말이나 시설물 등을 훼손하는 등 적대적인 행위를 하면 정전협정 위반이다.

우리 측은 북측이 DMZ 내에서 일상적인 수색·정찰활동을 벗어나 남쪽에 있는 MDL에 근접하거나 시설물 훼손 등 적대적인 행위를 하면 대응절차에 의해 경고방송-경고사격-대응사격 순으로 대응하고 있다.

군은 지난 18일 철원군 북방 MDL로 접근하는 북한군에 대해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했으나 북한군은 대응하지 않고 철수했다.

경기도 파주 DMZ 내 판문점에서 우리 군 장병과 북한군 경비대가 각각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러나 19일에는 파주 북방 MDL로 접근한 북한군에 경고사격을 가하자 북한군도 대응사격으로 맞서 한때 총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우리 군은 경고사격 40여 발, 대응사격 30여 발로 응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군은 표면적으로는 MDL 일대에 설치된 푯말을 확인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군사분계선 155마일에는 MDL을 식별하도록 100∼200m 간격으로 푯말 1천292개가 설치되어 있다.

정전협정에 따라 목재로 설치된 이 푯말은 정전협정 체결 60여 년이 지나면서 부식돼 쓰러져 일부는 콘크리트 푯말로 교체됐다.

북측은 지난 2009년 4월에는 남측이 동부전선에서 이들 푯말 중 하나를 북쪽으로 옮겼다고 억지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북한군은 지난 18일부터 10∼20여 명을 동원해 푯말을 확인하는 작업을 하는 듯하면서 MDL을 약간씩 침범하고 있다고 군의 한 관계자는 21일 전했다.

군은 북한군의 MDL 정찰활동을 의도적인 행위로 분석하고 있다.

군의 한 고위 관계자는 "북측이 정찰활동을 빌미로 소규모 총격전을 유도해 MDL 일대에서의 우리 군 대응절차를 완화하는 문제를 부각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 같다"면서 "그러나 군은 군사적 도발 행위에 대해 주저하지 않고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