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난 안전' 판교 공연장 환풍구 붕괴 16명 사망·11명 중경상
'구멍난 안전' 판교 공연장 환풍구 붕괴 16명 사망·11명 중경상
  • 전연희 기자
  • 승인 2014.10.18 12: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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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자들 20여m 아래로 추락… "중상자 많아 사망자 더 늘어날 수도"
지자체 사고대책본부 가동… 경찰 수사본부 꾸려 조사 착수

▲ 17일 오후 지하 환풍구 덮개가 붕괴돼 수 십명의 추락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공연장 사고 현장.
[신아일보=성남/전연희 기자]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공연장에서 환풍구 철제 덮개가 붕괴돼 그 위에 있던 관람객 27명이 지하 4층 높이(10여m)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한 환풍구 주변에는 안전요원조차 배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 '안전 불감증'에 따른 후진국형 인재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17일 오후 5시 53분경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테크노밸리 유스페이스 야외공연장에서 관람객 27명이 환풍구 철제 덮개 위에서 걸그룹 공연을 관람하던 중 덮개가 붕괴되면서 추락했다.

이 사고로 이날 오후 10시 30분 현재 윤모(35)씨 등 16명이 숨지고 김모(20·여)씨 등 11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현장에서 12명이 사망했고, 2명은 병원으로 옮기던 중 사망했다"며 "나머지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이어 "중상자 중 상태가 심각한 환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당시 현장에는 700여 명이 몰려 인기 걸그룹의 공연을 관람하고 있었다.

일부 관람객들은 좀 더 가까운 거리에서 공연을 지켜보기 위해 무대에서 15m 떨어진 환풍구 위로 올라갔다.

▲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공연장 환풍구 덮개 붕괴 당시 상황을 독자가 휴대전화로 촬영한 동영상 장면.
사상자들이 추락한 환풍구는 지상에서 1.5m가량 솟은 형태였으며, 내부 밑은 지하 4층 주차장으로 깊이가 20여m에 달한다.

환풍구 주변에는 관람객들의 진입을 막기 위한 안전시설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안전요원들도 관람객들을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아 수십 명이 일제히 환풍구 덮개 위로 올라섰다가 변을 당했다.

사회자가 공연 시작에 앞서 "안전해야 공연을 할 수 있다"고 질서를 유지해줄 것을 당부한 게 전부였다.

▲ 17일 오후 환풍구 덮개가 붕괴돼 수 십명의 추락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테크노밸리 지하 주차장 추락 현장에서 경찰이 현장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기도와 성남시는 사고대책본부를 꾸려 수습에 나섰다.

사고대책본부는 안전행정부, 소방방재청, 경기도, 경기도교육청, 성남시, 분당경찰서 등 기관으로 구성됐다.

정홍원 총리와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은 현장을 방문, 사고대책본부에 사고경위 조사를 철저히 할 것은 물론 중상자 치료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경찰은 허경렬 경기경찰청 2부장(경무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수사본부를 분당경찰서에 꾸려 사고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수사본부는 사고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오후 늦게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으로 추락지점 구조물을 정밀 감식했다.

또 희생자 신원을 밝히기 위해 지문을 대조하는 한편 수사본부가 있는 분당서에서 행사 주최 및 주관 업체 관계자들을 소환해 사고 경위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사고가 난 공연행사는 테크노밸리 입주를 기념하기 위한 '2014년 제1회 판교테크노밸리 축제'로, 경기도와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 주최하고 이데일리, 이데일리 TV가 주관했다. 오후 5시부터 오후 8시까지 포미닛 등 가수들의 축하 공연이 예정돼 있었다.
 

<사진·자료=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