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도심 점거 시위, 경찰과 충돌… 최루탄까지 등장 '일촉즉발'
홍콩 도심 점거 시위, 경찰과 충돌… 최루탄까지 등장 '일촉즉발'
  • 문경림 기자
  • 승인 2014.09.29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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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정부, 민주화 시위 강경대응 "불법집회 강력반대"
▲ 홍콩 경찰이 28일(현지시간) 정부청사 주변 도로를 점거한 채 2017년 홍콩 행정장관(행정수반) 보통선거 안에 대한 반대 시위를 벌여온 시위대에 최루탄을 발사하며 해산에 나섰다.

[신아일보=문경림 기자] 홍콩 행정장관 선출 방식을 놓고 촉발된 민주화 시위대가 홍콩 도심 점거 시위를 벌이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정부는 홍콩당국에 사실상 '강경 대응'을 주문하고 나섰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이하 전인대)가 마련한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안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단체가 28일(현지시간) 도심 점거 시위에 나서면서 금융 중심가 센트럴의 도로를 점거한 채 경찰과 충돌, 수십 명이 다쳤다.

시위대는 전인대가 지난달 말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서 1200명의 후보추천위원 중 절반 이상의 지지를 얻은 후보 2∼3명에만 입후보 자격을 부여하는 내용의 보통선거 안을 마련한 것과 관련 반중(反中) 성향 인사의 출마를 막으려는 것이라며 선거안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홍콩의 민주주의와 자치를 중시하는 범민주파 시민과 학생들은 이날 오전부터 밤늦게까지 정부청사와 입법회(한국 국회격) 부근에서 전인대 선거안 철회와 새로운 정치 개혁 방안 마련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시위 여파로 센트럴 등으로의 차량 운행이 차단됐으며 정부청사 지하철역도 봉쇄됐다.

홍콩 당국은 센트럴 점거를 불법 시위로 규정하고 강력한 대응을 천명했다.

▲ 겨자스프레이 뿌리는 홍콩경찰
경찰은 최루액 스프레이를 뿌리고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 해산을 시도했다. 홍콩 경찰이 최루탄을 사용한 것은 2005년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당시 벌어진 한국 농민들의 항의 시위 이후 처음이다.

CNN 보도에 따르면 이날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로 최소한 26명이 부상했다. 경찰이 27일 학생 시위대를 체포하는 과정에서도 경찰 4명과 공무원 11명을 포함해 모두 34명이 부상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시위는 홍콩 시민단체 '센트럴을 점령하라'까지 센트럴 지역 점거 운동을 개시하면서 시위 참가자가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센트럴을 점령하라' 시위대는 국경절인 다음달 1일부터 대규모 시위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한편국무원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 대변인이 중국정부가 홍콩 내에서 법치를 파괴하고 사회안녕을 훼손하는 위법행위를 강력히 반대한다고 경고했다고  관영 신화통신 등이 29일 보도했다.

또 대변인은 홍콩당국이 이번 사안을 '의법처리' 함으로써 홍콩의 사회안정을 수호하고 시민의 신체안전과 재산안전을 도모할 것으로 충분히 믿는다고 덧붙였다.

실제 홍콩당국은 중앙정부의 이런 요구에 호응해 '센트럴 시위'에 대한 대응수위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시위대는 중앙정부와 홍콩당국의 대응이 '강경' 쪽으로 빠르게 선회하고 있음에도 집회를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어서 홍콩 행정장관 선거방식을 둘러싼 갈등은 앞으로 본격적인 격화 양상을 띠게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