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박람회장 활용 계획 세워라
여수박람회장 활용 계획 세워라
  • 리강영 기자
  • 승인 2014.09.1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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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강영 기자

여수박람회장 3차 매각공고 최종일인 지난 15일까지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곳이 한 곳도 없었다고 한다.

지난 1·2차 매각과정을 반추해 볼 때 충분히 예견가능한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어떠한 정책의 변화나 대책 없이 3차 매각 과정을 진행했으니 어쩌면 3차 매각의 실패는 박람회장의 청산만을 염두에 둔 정해진 수순이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는 정부의 무책임함과 박람회에 대한 몰이해가 빚어낸 촌극이며 정부의 박람회 사후활용을 바라보는 태도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박람회 개최 이전부터 여수 지역사회는 실현가능한 사후활용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할 것을 촉구해 왔다.

박람회 폐막 직후에는 성공적인 박람회장 사후활용을 위해서는 박람회의 주제와 이념을 계승하는 공익적 시설의 설립과 운영을 통해 박람회 정신을 계승하고 지속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것과 이를 통한 집객효과로써 민간투자의 활성화의 순서로 진행돼야 함을 주장해 왔다.

정부가 이를 수용해 사후활용을 추진해 줄 것을 줄기차게 건의해 온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박람회 개최이전부터 현재까지 박람회장의 ‘사후활용’을 위한 아무런 계획을 내놓지 않은 채 기본계획에 포함됐던 주제관 등 일부 공익목적의 시설까지 매각대상에 포함하는 등 시설의 활용이 아닌 청산을 목적으로 하는 정리계획만 가지고 진행해 왔다.

이래서는 박람회장의 사후활용은 고사하고 박람회장이 영원히 흉물스런 부담덩어리로 남을 수밖에 없다.

이는 여수세계박람회는 세계적으로 실패한 또 하나의 사례로 회자돼야 할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정부의 ‘청산’ 중심의 계획에 있어서도 지역사회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다는 것이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매각 또는 장기임대의 방안은 그동안 박람회 및 박람회 사후활용 과정을 통해 지역의 발전을 기대해 왔던 지역민들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 없다.

오히려 지역에 독이 될 수 있는 방안들만 흘러나오는 것을 보면 현재까지 정부의 박람회장 사후활용은 ‘지역사회는 죽든 말든 얼른 팔아 넘겨서 청산’하는 정책으로 정의할 수밖에 없다.

박람회는 대한민국 정부가 세계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가행사이다. 개최 당시 정부 스스로 이야기 했던 것처럼 올림픽, 월드컵과 비견되는 메가 이벤트이다.

올림픽과 월드컵은 끝난 후 경기장을 허물어 민간에 매각하지 않았고 대전 박람회의 경우도 자산을 사후활용과정에 투입토록 했다.

이제 다시 여수세계박람회의 사후활용과정이 이들과 달라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는다.

왜 여수세계박람회만이 사후활용이 아닌 ‘청산’이어야 하는지 정부는 솔직하게 답해야 할 것이다. 왜 그 과정에 지역사회가 이토록 소외돼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지역민들에게 성실하게 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