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최고위서 영남권 신공항 거론…'긁어 부스럼?'
與최고위서 영남권 신공항 거론…'긁어 부스럼?'
  • 박에스더 기자
  • 승인 2014.09.01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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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신공항 대통합위서 다뤄야

[신아일보=박에스더 기자] 여권 내 '화약고'로 불려온 영남권 신공항 문제가 1일 새누리당 공식 지도부 회의에서 거론되면서 미묘한 긴장감이 일었다.

새누리당 지역 기반인 영남을 분할하는 대구와 부산 사이에서 갈등의 불씨가 돼온 신공항 입지 문제는 전임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 백지화되면서 일단 잠복했지만, 최근 정부가 "신공항 수요가 충분하다"는 연구용역 결과를 내놓으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조짐이다.

이처럼 미묘한 시점에 집권여당의 공식회의에서 신공항 문제가 등장하자 첨예한 갈등 양상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경남지사 출신의 재선인 김태호(경남 김해을)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 직속 자문기관인 국민대통합위원회가 영남권 신공항 갈등을 푸는 데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국토교통부가 여러 가지 갈등 조정을 위해 역할을 한다지만 갈등 조정 전문기관도, 주무기관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합위에서 갈등을 조정하는 해법을 찾고 이를 바탕으로 청와대와 정부가 신공항 건설을 추진하는 게 최선의 해법"이라고 제안했다.

김 최고위원은 "2011년 3월 신공항이 백지화될 때까지 5개 광역시도가 노정한 갈등은 민간과 정부 모두에 엄청난 정신적·물질적 손실을 가져왔다"면서 "정치권이 이런 갈등에 기름을 붓는 행동을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부산의 대표적 정치인 중 한 명인 김무성 대표도 나섰다. 당의 수장으로서 미래에 불거질 수 있는 갈등 요소를 사전에 관리·차단하려는 취지였다.

김 대표는 "과거 입지 선정과 관련해 지역 간 엄청난 갈등을 야기했는데, 그 중심에 우리 정치권이 있었다는 것을 아주 부끄럽게 생각해야 하고, 몇 년 만에 이런 잘못의 재판이 또 연출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수요 조사 이후 입지 선정에 들어가게 되는데, 중립적이고 전문적인 관계자로 구성된 입지선정위원회에 모든 것을 맡기고 발표되기 전까지 우리 정치권은 애향심보다 애국심에 입각해 그와 관련된 발언을 일절 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당부한다"고 주문했다.

이처럼 여당 지도부가 신공항 문제를 거론하면서 갈등을 피해야 한다는 점을 한목소리로 경고했지만, 사실상 영남이 지역구인 주요 의원들의 이해가 직접적으로 얽혀 있는 만큼 입지 선정이 본격화하면 내홍이 일 가능성이 작지 않다.

이미 홍준표 경남지사는 최근 공식석상에서 부산이 원하는 가덕도 대신 대구에서 지지하는 경남 밀양을 입지로 선정해야 한다고 선수를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