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빛낼 스타…펜싱 김지연
아시안게임 빛낼 스타…펜싱 김지연
  • 온라인 편집부
  • 승인 2014.08.27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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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 느끼기보단 즐기면서 경기에 임할 것"

▲ (그래픽=연합뉴스)
2년 전 한국 여자 펜싱 사상 최초로 올림픽 정상에 올랐던 사브르 김지연(26·익산시청)이 아시아 무대 평정에 나선다.

국제펜싱연맹(FIE) 랭킹 6위인 '미녀 검객' 김지연은 그간 한국 여자 펜싱을 이끌어온 남현희(33·성남시청)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평가받는다.

김지연은 23살이던 2011년 러시아 모스크바 국제그랑프리대회에서 여자 사브르 개인전 3위에 오르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같은 해 아시아펜싱선수권대회 단체전 1위, 이듬해인 2012년 같은 대회 단체전 1위 등에도 올랐지만 유독 개인전 1위와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그랬던 김지연은 그해 8월 '초대형 사고'를 쳤다.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펜싱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따내며 생애 첫 개인전 정상을 차지한 것이다.

과거 한국 여자 펜싱의 최고 성적은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남현희가 목에 걸었던 플뢰레 은메달이었다.
김지연의 금메달은 한때 유럽 국가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펜싱에서 체격의 열세를 끝없는 훈련에서 비롯된 순발력과 극한의 집중력으로 극복한 첫 쾌거였다.

김지연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운동을 가까이했다. 이때 육상과 태권도로 다져진 기초 체력은 평생의 자산이 됐다.

펜싱부가 있는 부산 재송여중으로 진학하면서 체육 선생님의 권유로 처음 검을 쥐게 됐다.

지연은 "플뢰레 종목으로 시작했는데 썩 잘하는 편이 아니었다"면서 "동기나 선배들이 워낙 강해서 살 길을 찾다 보니 고등학교로 진학하면서 사브르 종목을 하게 됐다"고 떠올렸다.

상체를 찌르기만 할 수 있는 플뢰레는 애초 훈련 목적으로 시작된 종목이다.

이와 달리 사브르는 찌르기뿐만 아니라 베기도 할 수 있어 제법 과격한 편이고, 여자 종목도 1999년에야 신설됐다.
김지연은 "성격이 급하고 참을성이 없다 보니 빨리 끝내버릴 수 있는 사브르가 잘 맞았다"면서 웃었다.

2년 전 '깜짝 금메달'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면 이번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김지연은 사실상 디펜딩 챔피언이나 다름없는 위치에서 경쟁자들을 마주하게 된다.

이미 세계 정상에 오른 데다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사브르 금메달을 따낸 한국의 김혜림이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고, FIE 세계 랭킹에서 김지연은 아시아 선수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에 올라 있다.

셴첸(중국·8위), 이라진(인천 중구청·12위), 리페이(중국·24위) 등이 김지연에게 도전장을 내밀 만한 선수들이다.

김지연은 "대표팀에 뽑히고 나서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엄청 긴장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생각하기 나름이다. 부담을 느끼기보다는 즐기면서 하려고 한다"고 담담하게 털어놨다.

2년 전 런던에서 고비였던 4강전을 통과하고 나서 '(내가) 미쳤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던 김지연은 그때의 짜릿함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고 했다.

"첫 국제대회 1등이었는데 그게 마침 올림픽이었죠. 시상대에 올라가면서도 안 믿기더라고요. 또 그런 기분을 맛볼 수 있을까 싶죠. 네, 사실 또 맛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