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로 부산 곳곳 아수라장… 복구에 구슬땀
폭우로 부산 곳곳 아수라장… 복구에 구슬땀
  • 김삼태 기자
  • 승인 2014.08.27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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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소방·군인·자원봉사자 등 1500여명 참여

▲ 27일 부산 금정구 장전동 한 주택 내부가 집중호우로 말미암아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사진=연합뉴스)
[신아일보=부산/김삼태 기자] 지난 25일 시간당 최고 130㎜의 물 폭탄이 투하된 부산시내 곳곳은 26일 오전 물이 모두 빠지면서 아픈 상처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특히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 덕선리 내덕저수지 둑이 무너지는 바람에 한때 130가구에 달하는 주택과 상가가 수몰되다시피한 장안읍 좌천시장·길천마을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흙탕물에 잠겼던 냉장고와 가구를 비롯한 가재도구 등이 경찰, 소방, 군인, 공무원, 자원봉사자 등의 손에 의해 줄줄이 집 밖으로 들려 나왔다.

소방호스나 수도꼭지에서 뿜은 깨끗한 물로 씻어내고서야 제 모습을 찾아갔다. 집이나 상가 내부도 온통 흙투성이라서 복구인력이 말끔하게 청소하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보닛은 물론 윗부분까지 흙이 잔뜩 묻은 차량이 쉴 새 없이 견인됐다. 전날 방이 딸린 쌀가게 문을 닫고 장을 보러 갔다가 돌아오지 못하고 근처 국민체육센터에서 하룻밤을 보낸 박무연(82·여)씨는 이날 오전 이 같은 광경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박씨는 "평생을 이곳에서 살았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무슨 일부터 해야 할지 막막했는데 자원봉사자들이 도와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날 오후 3시께부터 다시 기장군에 비가 내려 복구작업을 더디게 했다. 이틀째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국민체육센터에 머무는 노인들은 원망하는 눈길로 하늘을 쳐다봐야 했다.

이날 기장군에는 군 직원과 경찰, 육군 53사단 장병, 여성 의용소방대원 등 1천150여 명이 복구 작업을 벌였다.

이를 포함해 부산시내 전역에서 민관군 5천여 명이 복구에 참여했다. 지난 18일 농지 250㏊가 물에 잠겼던 부산시 강서구 대저 1·2동과 강동동에서는 25일에도 225만㏊의 농지에서 침수피해를 봤다.

평강천 둑이 무너지는 바람에 26일 오전 3시가 넘어서야 물이 빠졌다. 이번에는 특히 추석을 앞두고 수확하려던 상추, 시금치 등 잎채소류가 대부분 침수피해를 보는 바람에 농민들의 시름이 깊다.

채소는 한나절이라도 물에 잠기면 상품가치가 없어 내다 팔지 못 한다. 심규부(63) 대저2동 16통장은 "지난주에 이어 다시 농지가 침수되는 바람에 올 한해 농사를 다 망쳤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 침수로 수십억원의 재산피해가 예상된다고 강서구는 밝혔다.

농지와 함께 침수된 대저1·2동의 주택 250여 채와 공장 등지에서는 복구작업이 한창 벌어졌다.

차량 침수로 2명의 목숨을 앗아간 부산시 동래구 우장춘 지하차도에서는 구 직원과 119 소방대원 등 30여 명이 배수와 청소작업을 벌였다.

길이 244m, 높이 4.5m인 지하차도 안은 전날 수천t의 흙탕물이 가득 찼음을 보여주듯 벽면 곳곳에 토사가 붙어 있었다.

이 밖에도 산사태로 경로당이 붕괴한 부산시 북구 구포3동을 포함해 부산시내 전역에서 복구작업이 펼쳐졌다.

학교 건물 1층까지 물이 들어차 학생 400명이 3∼4층으로 대피했던 북구 덕천동 양덕여중은 복구작업을 위해 하루 휴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