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미친 여자 아이 찾아주고 철학관 연 누님
(25) 미친 여자 아이 찾아주고 철학관 연 누님
  • 신아일보
  • 승인 2014.08.25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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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하다는 소문에 사람들이 줄 이어 찾아와

[신아일보=유퉁의 울퉁불퉁 인생]

 
그런데 정신나간 미친 17살쯤 되보이는 여자아이 하나가 누님집 건너방으로 들어와서는 자기집인양 드러누워 잠을 자더람니더. 그때 큰 매형님이 누님께 그러더람니더.

“여보, 아무래도 굿을 잘못한거 같다. 미친 여자가 와 우리집에 들어와서 즈그집 맹키로 벌렁 드러누버가 자는 일이 벌어지노”

누님께서는 찬찬히 미친여자를 살펴보니 온몸에선 악취가 나고 옷은 1년을 입었는지 2년을 입었는지 모를 정도로 드럽더람니더.

그렇다고 잠자는 미친 아이를 깨울수도 없고 누님역시 하도 기가차 잠이 깨면 돌려보낼 생각으로 가만 두었담니더.

서너 시간이 지난 뒤 잠에서 깬 미친여자는 미친 여자가 아닌 정상적인 사람같더람니더. 쉽게말해 정신이 들어왔다 이말임니더.

누님께서 차근 차근 자초지종을 물었드니 집은 부산 연산동이고 아버지는 은행에 다니시며 어머니는 이불집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혹시 그럼 집 전화번호도 알고 있냐고 물었고 다행히 전화번호를 기억하고 있더람니더.

그 여자아이 집으로 전화를 걸자 오히려 누님을 미친사람 취급하더람니더. 죽은지 2년된 아이를 왜 들먹거리냐며 화를 내시더람니더. 누님은 차분히 설명하셨고 죽은줄 알았든 딸아이가 미쳐서 2년을 떠 돌아 다녔고 제정신이 돌아와 누님집에 있으니 오시라고 했담니더.

그분들은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하느냐며 누님께 원하는게 있으면 말씀해보시라고 하셨고 누님은 누님 자신도 모르게 천수문 철학관이라는 이름으로 간판이나 하나 해주시라고 말씀하셨슴니더.

그날부터 천수문 철학관 간판 붙이고 세상고민에 허덕이는 사람들 상담해주시는 철학가로 사시는데 철학가는 무슨철학가 점쟁이지.

하여튼 용하다는 소문에 사람들이 줄을 잇고 누님 건강도 되찾고 하였담니더. 이일은 저하고 가까운 부산사람들 다 아는 사실임니더.

“누부야~ 남의 집에서 철학관 하지말고 내집에서 하라”며 부산 민락동 제집을 누님께 드렸고 누님은 잘 살고 계셨슴니더. 소문에 유퉁이 큰누나가 철학관 한다, 점쟁이다, 예~ 다 맞는 소리 임니더.